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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17 (화)

    철강 ‘회색 도시’를 바꾼 ‘녹색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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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 건강 지도]

    포항 건강지수 높인 그린웨이 사업

    방치된 솔밭을 ‘맨발걷기 명소’로

    도심 가르는 폐철로엔 숲길 조성

    조선일보

    경북 포항시 송도솔밭에서 ‘대한민국 건강지도’ 건강 컨설팅 전문가 패널들이 숲길과 도시 환경을 둘러보며 지역 건강 수준 진단을 위한 현장 점검을 하고 있다. /신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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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일 오전 10시 경북 포항 남구 송도솔밭도시숲에 들어서자 양쪽으로 소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찬 길이 나타났다. 갈색 솔잎이 깔린 황톳길이 이어졌다. 시민 10여 명은 그 길 위를 맨발로 걷고 있었다. 포항에 20년 넘게 살았다는 유광수(66)씨는 “하루에 두 번씩 솔밭길을 맨발로 걸으면 몸이 업그레이드 되는 기분”이라고 했다.

    송도솔밭도시숲은 포항시가 2016년 방치돼 있던 소나무숲을 개발해 조성했다. 송도해수욕장 옆에 약 7만평 정도를 소나무숲으로 가꿨다. 포항시는 3㎞ 맨발걷기길과 사이클 머신 등 각종 운동기구도 설치했다. 조성 7년 만에 2023년부터 매년 맨발걷기축제가 열리는 ‘맨발걷기 명소’가 됐다. 맨발학교 포항지회장을 맡고 있는 장기현(59)씨는 “일요일마다 맨발걷기 회원 20여명과 솔밭을 함께 걷는다”며 “이곳은 원래 어둡고 사람들이 가기 무서워하는 숲이었는데, 시에서 황톳길을 깔아 동네 명소가 됐다”고 했다.

    풍부한 녹지는 포항이 서울대 건강문화사업단의 한국 건강 지수 조사에서 상위권을 차지한 비결로 꼽힌다. 포항시는 2016년부터 ‘그린웨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폐철로와 도심 공간을 숲으로 바꿔 녹지 공간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철강 산업 중심의 삭막한 ‘회색 도시’ 이미지에서 벗어나 시민과 자연이 어우러지는 ‘녹색 도시’로 거듭나겠다는 취지다.

    포항시는 2016년 도심을 가로지르는 동해남부선 폐철로를 따라 나무를 심어 9.3㎞ 숲길을 조성했다. 1930년대 개통된 동해남부선은 철광석과 비료를 실어 나르며 포항과 울산, 온산 등을 잇는 산업의 핵심이었다. 하지만 2015년 폐선된 후 쓰레기가 쌓인 채 방치됐었다. 포항시는 폐철로를 숲길로 만들고 포항 도심 산책로와 연결해 ‘보행 중심 도시’를 구축한 것이다. 하루 평균 약 3만명이 철길숲을 이용한다고 한다. 매일 포항 북구 우현동 철길숲에서 맨발 걷기를 한다는 주모(69)씨는 “신도시가 들어서면서 함께 조성된 철길숲 덕분에 도시가 활력을 띠게 됐다”고 했다.

    [이기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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