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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16 (월)

    이슈 끊이지 않는 학교 폭력

    [단독] “못생겼어” 말다툼까지 학폭 소송… 전담 재판부 두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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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시에 학폭 반영하자 소송 늘어

    조선일보

    드라마 ‘더 글로리’의 한 장면. 학폭 피해자인 동은(왼쪽)은 가해자 연진(오른쪽)의 이름을 거듭해 부른다. 저자는 “가해자를 호명함으로써 폭력으로 상처 입은 뇌를 치유할 수 있다”고 말한다.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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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3월 서울의 한 고등학생이 학교 폭력을 당했다고 신고했다. A양이 1년 넘게 “화장 좀 했으면 좋겠다. 쌩얼은 못생겼다”는 등 외모 관련 지적을 했다는 내용이었다. 신고를 받은 관할 교육지원청은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를 연 뒤 A양에게 ‘봉사 4시간’ 징계를 내렸다. 이에 A양 측은 “장난을 치다가 피해 학생이 먼저 ‘키가 작아 초딩 같다’고 말해 받아친 것일 뿐”이라며 서울행정법원에 징계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작년 12월 “부적절한 발언인 것은 분명하나, 기분을 상하게 했다고 해서 이를 모두 학폭으로 판단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며 A양에 대한 징계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이처럼 초중고교에서 학생들 간 다툼이 법정 소송으로 비화하는 경우가 늘자, 서울행정법원이 지난달 23일 법관 정기 인사에 맞춰 학폭 사건 전담 재판부를 종전 2곳에서 4곳(행정1·2·3·5단독)으로 늘렸다. 행정법원은 2023년 2월 학폭 전담 재판부를 신설한 뒤 올해 초까지 두 곳을 운영해 왔는데 재판부를 배로 늘리며 보강에 나선 것이다.

    행정법원에 접수된 서울시 지역 학폭 관련 소송은 2022년 51건에서 2023년 71건, 2024년 98건, 2025년 134건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교사의 중재에도 화해하지 못했거나 교육청의 학폭심의위 결정에 수긍하지 못한 쪽에서 법정 소송에 나서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행정법원 관계자는 “2023년 정부가 2026학년도 대학 입시 때부터 학폭 조치 사항을 의무적으로 반영하게 하고, 일부 대학이 선제적으로 2025학년도 입시 전형에 적용하면서 관련 소송이 늘고 있다”고 했다.

    행정법원은 늘어나는 학폭 사건 심리를 강화하기 위해 전담 재판부에 법조 경력이 20년이 넘는 부장판사 4명을 투입했다. 네 법관 모두 행정 사건을 다수 심리한 경험이 있고, 초등학생 이상의 자녀도 기르고 있어 학폭 사건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고 한다. 여성 법관도 1명 배치했다. 행정법원 관계자는 “가해·피해 학생의 성별 등을 고려했다”고 했다.

    학교 현장의 학폭 피해 신고는 갈수록 늘고 있다. 교육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2025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초등학교 4학년~고등학교 3학년 학생 326만명 중 학폭 피해를 입었다고 응답한 학생은 8만1500명이었다. 피해를 호소한 학생은 2022년 5만3600명에서 2023년 5만8800명, 2024년 6만7700명으로 집계됐다.

    학폭 양태도 심각해지는 경향이다. 행정법원은 지난 1월 “처맞기 싫으면 다 해놔라”며 수학 숙제를 시키고, 박물관에서 책가방을 대신 들고 다니게 한 B군이 출석 정지 4일 징계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낸 소송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B군이 학폭 신고가 있기 전에 피해 학생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거나 화해를 위해 진지하게 노력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다”고 밝혔다.

    학폭이 사회 문제화하면서 최근엔 말다툼 같은 사안까지 법정 분쟁으로 비화하고 있다. 법원으로선 가해자의 발언 수위와 피해자의 심리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등 변수가 많아졌다. 작년 5월 서울 한 중학교에선 C양이 “미친X” 같은 욕설을 수차례 했다는 이유로 학폭 신고를 당했다. 학폭심의위는 석 달 뒤 C양에게 서면 사과 및 2시간 교육을 이수하라는 징계 처분을 내렸다. 이에 C양 측은 “사춘기 여학생들의 또래 집단 내 복잡한 관계에서 발생한 오해로 인한 것”이라며 행정법원에 징계 취소 소송을 냈고, 작년 12월 승소했다. 재판부는 “C양과 피해 학생 사이의 문제는 때로는 싸우기도 하고 때로는 어울리기도 하는 수준을 넘어서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이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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