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파키스탄 통과 배경으로 해석
현재 80% 이상 ‘페트로 달러’ 체제
중국 내 “긴장 커질 것” 회의론도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 중인 이란이 중국 위안화로 거래한 원유를 실은 선박에 한해 해협의 안전한 통행을 보장하는 조건으로 8개국과 협의 중이라고 CNN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란의 한 정보 소식통은 이날 CNN에 “이란이 위안화로 거래되는 원유에 대해 안전한 통행을 보장하겠다는 제안을 중동 외 지역 8개국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통행을 보장하는 조건 중 하나로 위안화 거래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이후 일부 국가가 이 조건에 응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소식통은 8개국이 어떤 나라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최근 인도와 파키스탄 등 일부 국가 선박이 이란 정부의 통제 아래 호르무즈 해협을 무사히 통과한 것도 이란의 이러한 방침과 관련이 있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러시아산 원유 구매에 위안화를 사용하고 있는 국가로 알려졌다.
이란의 이 같은 조치를 두고 미국과의 전쟁을 계기로 국제 원유 거래를 미국 달러로 해왔던 ‘페트로 달러’ 체제에 도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우디아라비아는 1974년 석유 파동 이후 미국 달러로만 석유를 거래하는 대신 미국이 안보를 보장해주는 ‘페트로 달러’ 시스템을 유지해왔다. 이런 점에서 원유에 대한 위안화 결제 추진은 달러 패권에 균열을 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현재 전 세계 원유 거래의 80% 이상은 달러로 결제된다. 다만 2018년쯤부터 ‘페트로 위안’을 추진해온 중국 정부는 최근 몇년간 러시아, 이란, 인도, 브라질 등과 원유 교역에서 위안화 결제 비율을 끌어올려왔다. 영국 기반 독립 매체 이란와이어는 이번 조치를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을 지렛대 삼아 미국의 군사적 확대를 견제하려는 전략적 시도”라고도 해석했다.
중국 내에선 이란의 조치를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왕이웨이 중국 인민대 국제관계대학원 교수는 지난 14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호르무즈 해협 전면 봉쇄보다는 국제사회 지지를 얻을 수 있는 실용적 조치지만, 중국을 더 광범위한 지정학적 긴장 속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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