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반역사적 일당 독재 선언한 것”
더불어민주당 정청래(가운데) 대표가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며 눈물을 닦고 있다. 정 대표는 이날 “대통령님께 보고드린다. 검찰청은 폐지돼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고 했다. 앞줄 왼쪽부터 민주당 황명선 최고위원, 한병도 원내대표, 정 대표, 김상욱·허성무 의원./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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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23일 “국회 후반기 상임위원회 구성과 운영을 100% 민주당이 맡아 책임지겠다”고 했다. 현재 국회 상임위 17곳과 상설특위(예결특위) 1곳 등 18개 위원회는 여야 협상에 따라 민주당이 11곳, 국민의힘이 7곳의 위원장을 맡고 있다. 국민의힘은 “1987년 민주화 이후 여야 협치의 산물인 국회 상임위 배분 관례를 깨고 승자독식, 국회 독재 시대를 열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정 대표는 이날 경남 김해에서 열린 최고위원 회의에서 “경제 불씨를 살리기 위해 합심해도 모자랄 판에 22대 국회 국민의힘이 위원장인 정무위의 법안 통과율은 고작 17.6%에 불과했다”며 “올해 법안 심사가 단 한 차례도 없었다”고 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정무위를 언급하며 법안 처리 지연을 지적했다.
정치권에선 “민주당이 최근 정당 지지율이 50%대로 고공행진하자 강공법을 밀어붙여도 되겠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 같다”는 말이 나왔다. 국민의힘은 지지율이 20~30%대로 민주당과 15~20%포인트 벌어져 있다.
의석 수 비율에 따라 상임위원장 배분을 하는 현 국회 관례는 1987년 민주화 이후 첫 국회 때부터 시작된 것이다. 1988년 4월 총선으로 구성된 13대 국회는 의석 과반을 차지한 정당이 없이 ‘1노3김’의 여소야대(與小野大) 정국이 됐다. 노태우 대통령의 집권여당인 민주정의당이 125석(41.8%)이었던 반면, 야권은 김대중 총재의 평화민주당 70석, 김영삼 총재의 통일민주당 59석, 김종필 총재의 신민주공화당 35석 등 총 164석의 과반을 차지했던 것이다. 나머지 10석은 무소속 등이었다. 이에 여야는 과거 권위주의 시절의 상임위 여당 독식 체제를 폐지하고 일부 상임위원장직을 야당에 배분하는 관례를 만들었다. 국회의장은 원내 1당이 맡고, 대신 모든 법안의 체계·자구 심사권을 가져 상임위의 ‘상원’ 역할을 하는 법제사법위원장은 제2 당이 맡는 관례도 이 때 정했다. 이번 22대 국회도 2024년 총선 결과인 민주당 175석, 국민의힘 108석에 따라 상임위원장을 민주당 11개, 국민의힘 7개로 배분했다. 다만 법사위는 다수당인 민주당이 가져가 사실상 관례를 깼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상임위 재편 방침과 관련 “다수당에 의한 국회 100% 장악 선언이자 100% 일당독재 공개 선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반민주적, 반헌법적, 반역사적인 독주와 폭정의 시대가 완성되는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한병도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조만간 18개 상임위·상설특위 위원장을 여당 몫으로 배분하기 위한 구체적 논의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하반기 상임위 구성을 위한 여야 논의는 오는 5월 이뤄질 예정이다. 정치권에선 민주당이 법왜곡죄 등 쟁점 법안을 강행 처리하듯 추진하면 상임위원장 독식 체제도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회법은 ‘상임위원장은 국회 본회의에서 다수결 표결로 투표해 정한다’고 돼 있고 상임위원장 선정 방식을 규정한 조항은 따로 없기 때문이다.
의석 과반을 차지한 민주당이 여당 의원을 위원장 후보로 정하고 해당 임명 안건들을 본회의에 상정해 표결하면 상임위 독식 체제가 가능하다. 실제 지난 21대 국회에서도 원 구성 협상이 파행돼 민주당이 18개 위원장을 모두 차지했다가 1년 3개월 뒤에 국민의힘에 7개를 나눠주기도 했다.
국회 관계자는 “미국은 정 대표 언급대로 다수당의 상임위 독식 체제이긴 하지만, 단원제인 한국과 달리 미국은 양원제이고 상·하원의 다수당은 통상 엇갈린다”면서 “특히 상원은 의석 3분의 1을 2년마다 선거로 물갈이해 다수당 견제가 가능하도록 설계돼 있어 한국과 비교하기엔 차이가 크다”고 했다.
[노석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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