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청와대 웹사이트 국민청원 게시판에 ‘양심적 병역거부’ 관련 게시물이 폭주하고 있다. 대부분 대법원이 전날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입영을 거부하는 이른바 '양심적 병역거부'를 처벌할 수 없다며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것과 관련해 비판하는 게시물들이다.
청와대 웹사이트 국민청원게시판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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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대법원 판결이 알려진 지난 1일부터 이날 오후 3시 현재까지 총 313개의 ‘양심적 병역 거부' 키워드가 들어간 청원이 올라왔다.
이중 가장 많은 참여자를 확보한 청원은 "양심적 병역 거부자가 합헌이라고요"라는 제목의 게시물로 총 2402명의 참여자가 동의 의사를 밝혔다.
이 청원의 작성자는 "오늘도 우리 아들은 군에서 열심히 생활하고 있고 나도 젊었을 때 국방의 의무를 하고자 군에 갔다왔다"며 "군에 간 우리 아들들과 앞으로 군에 갈 아들들, 그리고 갔다온 저 같은 국민은 비양심적인 국민인가"라고 썼다. 이어 "부모로서 자식들이 물어보면 뭐라고 답해줘야하나"라며 "대통령도 비양심적인 대한민국 국민인가"라고 덧붙였다.
이밖에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의 신자들을 추방해 주십시오", "국방의 의무 폐지와 모든 군필자들에 대한 실손배상", "양심적병역판결에 이의제기합니다", "양심적 병역거부가 무죄라면 군필자에게 응당 합당한 보상안 내놓아라!!", "양심적 병역거부 인정한 대법원장 대법관 물러나세요", "양심적 병역거부, 명칭이 바뀌어야 합니다" 등의 제목으로 대법원과 청와대, 양심적 병역거부자 등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게시물들이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오고 있다.
한편 야당은 이날 ‘양심적 병역거부’를 처벌할 수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한 대법원은 물론, 대법관들을 임명한 문 대통령에게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입증할 수 없는 양심이 신성한 병역 의무라는 헌법적 가치보다 우위에 설 수 있는지 우려한다"며 "국방 의무를 다하기 위해 자식을 군대에 보낸 부모 마음과 현역병 사기 저하 문제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의 대표적 코드인사인 김명수 대법원장을 논란과 반대 속에서도 앉혀 놓으니 세상이 달라지긴 달라졌다"며 "양심의 자유에도 불구하고 병역은 헌법이 국민에게 부여한 신성한 의무라는 점을 깊이 되새겨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양심적 병역 거부에서 양심을 판단하는 것도 자의적일 뿐 아니라 대체복무 시스템도 보완할 점이 많다"며 "국가 안보가 무방비로 방치되는 마당에 나온 판결"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당 홍준표 전 대표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헌법상 양심의 자유,표현의 자유는 무제한의 자유가 아니라 그 양심,표현이 외부에 나타날때는 일정한 제한을 받는 내재적 한계가 있는 자유"라며 "세계 유일의 냉전 지대에서 양심적 병역 거부를 인정한 이번 대법원 판결은 대법원의 성향이 급변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첫사례"라고 말했다. 이어 "어떤 대책을 마련하고 그런 판결을 했는지 의아스럽지만 문정권의 선 무장해제에 부합하는 코드판결"이라고도 했다.
김진태 의원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군대 갔다온 사람들은 다 비양심적인가? 이제 다 군대 못가겠다고 하면 나라는 누가 지키나"라며 "이 정권은 어떻게 이렇게 국방력을 허무는 일만 골라가며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법원은 본래 사회를 뒤따라가며 청소해야 하는데 요샌 앞장서서 사회를 개조하려고 덤빈다"며 "법복 입은 좌파완장부대답다. 이들에게 법은 변혁의 도구일 뿐"이라고도 했다.
[박정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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