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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투기 대만해협 중간선 침입에 대만 강력 반발…양안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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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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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군 전투기 2대가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은 데 대해 대만이 끓어올랐다. 중국은 중간선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관례를 깬 무력 도발에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1일 중앙통신사와 자유시보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중국 푸젠(福建)성 푸저우(福州)시의 이쉬(義序) 공군기지에서 이륙한 중국 공군 젠-11 전투기 4대가 전날 오전 11시(현지시간) 펑후(澎湖)섬 부근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었다. 대만 공군은 초계 비행 중이던 경국호(IDF) 2대를 긴급 파견해 대응했다. 젠-11 전투기 4대 중 2대는 경국호의 경고 통신에 돌아갔지만, 나머지 2대는 10여분간 대만 상공에서 대치했다. 당시 젠-11 전투기와 대만 본섬과의 거리는 185㎞에 불과했다. 중국 전투기의 대만해협 중간선 침입은 2011년 이후 처음이다.

대만은 관련된 모든 부처를 동원해 중국을 강하게 규탄했다. 국방부는 31일 저녁 중국 전투기의 상공 침범 사실을 확인하고 지역 안보와 안정을 해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황충옌(黃重諺) 총통부 대변인은 “국제적 책임의 결여와 지역 안전에 대한 고의적 도발”이라고 비난했다.

대만의 중국담당부서인 대만 대륙위원회도 중국 전투기의 상공 침범 행위는 올해 초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일국양제(一國兩制·하나의 국가에 두 개의 체제) 대만 방안 등 통일 발언 이후 대만 정계와 군에 대한 공세를 높여 통일을 강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만은 주권 독립국이고 대만의 미래발전은 2300만 대만인의 자유 의지와 선택에 달렸다”고 했다. 대만 외교부도 소셜미디어(SNS) 트위터를 통해 “의도적이고 무모한 도발 행위”라며 “역내 파트너들에게 이 같은 중국의 행동을 알렸다”고 했다.

중국의 전투기 무력시위는 최근 미국 군함의 대만해협 통과와 대만의 미국 전투기 구매 등 미국과 대만 간 밀착 때문으로 해석된다. 지난달 25일 미국 해군이 보유한 이지스 구축함 커티스 윌버함과 연안경비대 소속 버솔프 경비함(4500t급)이 대만해협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미국 해군 함정의 대만해협 통과는 올들어 3번째다. 이는 대만에 대한 지지를 대외적으로 과시해 중국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대만이 요청한 록히드마틴의 F-16V 전투기 60대 구매를 암묵적으로 승인했다고 미국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미국이 대만에 전투기를 판매하는 것은 1992년 F-16 150대 이후 처음이다.

중국 매체는 미국을 ‘외부 세력’으로 지칭하며 최근 미국과 대만의 밀착을 문제 삼았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는 1일 “대만해협 중간선은 하나의 심리적인 선일 뿐”이라며 “중국에서는 이를 인정한 적이 없다”고 했다. 또 “과거에는 양안(중국과 대만) 해군과 공군이 넘지 않는 ‘묵계’를 했지만 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양안 관계의 정치적 기반이 유지돼야 하고 대만도 외부 세력과 기존의 수준을 뛰어넘는 연계와 상호 작용을 하지 않는 것이 전제 조건”이라고 주장했다.

베이징|박은경 특파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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