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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이슈 최저임금 인상과 갈등

최저임금委 공익위원 '중립성향'으로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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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당연직 제외한 8명 새로 위촉

노동·경영계 위원들 사이에서 최저임금 '캐스팅보트' 역할

정부가 최저임금 결정의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최저임금위원회 민간 공익위원을 전원 교체했다. 고용노동부는 24일 최저임금위 공익위원 9명 가운데 당연직인 고용부 국장급 1명을 제외한 8명을 새로 위촉했다고 밝혔다. 최저임금위는 총 27명인데, 근로자위원과 사용자위원이 9명씩 동수(同數)여서 사실상 공익위원들이 최저임금을 결정하게 된다.

새로 위촉된 공익위원 8명의 성향은 친(親)노동계 일색이었던 이전 공익위원들과는 크게 달라졌다. 전체적으로 중립적 성향을 띤다는 것이다. 정부가 이번 공익위원 선정을 통해 내년 최저임금 인상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뜻을 보였다고 할 수 있다. 정부는 그동안 "고용 악화는 최저임금 인상과 무관하다"는 태도를 고수했지만, 최근 고용부가 최저임금 과속 인상이 고용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인정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런 태도 변화가 공익위원 선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날 고용부는 중립적 성향의 인물을 위촉하느라 고심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보도 자료를 통해 "노사 관계, 노동 경제, 사회학 등 관련 분야의 전문성과 중립성을 기준으로 위촉했다"고 밝혔다.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영계에서는 새로 위촉된 공익위원들의 평소 발언이나 성향 등을 보면 3명은 중도우(右) 또는 우 성향, 2명은 중도 성향, 3명은 중도좌(左) 성향으로 분류할 수 있다고 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정부가 이전보다는 중립성에 다소 신경을 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노총은 탐탁지 않다는 논평을 냈다. "이름조차 들어본 적 없는 낯선 전문가로, 정부 지침에 충실할 무색무취 위원으로 구성한 것이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했다.

공익위원을 지낸 한 인사는 "대체로 자기 목소리 크게 안 내고, 정부와 마찰을 일으킬 것 같지 않은 사람들이 뽑힌 것 같다"며 "이번에는 (최저임금 인상) 속도 조절이 이뤄질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새로 위촉된 공익위원은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혁신성장연구본부 연구위원, 박준식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 신자은 한국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오은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윤자영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 이승열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전인 영남대 경영학과 교수 등 8명이다. 오는 30일 열리는 전원 회의에서 최저임금위 위원장을 정하는데, 박준식 교수가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노동계 관계자는 "박 교수는 중도좌 성향이라는 말을 듣지만, 합리적인 분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곽창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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