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감사장에서 "사람에 충성 안 한다"고 한 강성 검사
野 "여야 정치권력 가리지 않는 공정성이 성패 가를 것"
문재인 대통령(왼쪽), 신임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오른쪽)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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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차기 검찰총장 후보자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명하자 검찰 안팎에선 "예상했던 대로"란 반응이 나왔다. 하지만 여권 내에선 얼마 전까지 "윤 검사장은 이번엔 아닐 수 있다"는 관측도 꽤 있었다. 윤 검사장에게 정권 후반기 검찰총장을 맡기는 건 부담스럽다는 말도 나왔다. 권력형 비리 수사를 많이 해온 윤 검사장이 임기 후반기에 검찰 수사의 칼날을 현 정권 쪽에 들이대는 것 아니냐는 우려였다.
그런데도 문 대통령은 윤 검사장을 검찰총장으로 낙점했다. 문 대통령의 이번 인사를 두고 "누가 뭐래도 한번 신뢰한 사람은 끝까지 신뢰하는 문 대통령 인사스타일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는 말이 나왔다. 문 대통령이 대전고검 검사로 있던 그를 일약 서울중앙지검장에 발탁할 때부터 예고된 인사였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과 윤 검사장은 학연·지연·근무연 등 이렇다 할 인연이 없다. 그런데도 문 대통령이 검찰권을 윤 검사장에게 맡기기로 한 것은 박근혜 정권과 윤 검사장 간의 '악연(惡緣)' 때문이란 말이 나온다. 윤 검사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이 처음 맞붙은 2012년 대선 때 벌어진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수사팀장을 맡았다. 이후 윤 검사장이 박근혜 정부에서 좌천을 거듭한 것은 이와 무관치 않다는 것이다.
윤 검사장은 대구·대전고검에서 근무할 때 서울로 올라오는 KTX에서 문 대통령과 몇차례 마주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여권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정권을 상대로 수사를 밀어붙이다 한직으로 좌천된 윤 검사장을 눈여겨 본 것 같다"고 했다. 다른 정치권 인사는 "문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이 맞붙은 2012년 대선 때 불거진 댓글 수사로 좌천됐으니 문 대통령도 윤 검사장에게 마음의 빚이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윤 검사장은 부산지검 검사로 있던 2002년 1월 사표를 냈다가 1년만에 검찰로 복귀했다. 대형 로펌에서 변호사 생활을 하던 그는 당시 지인들에게 "검찰청사를 들렀을 때 야근하는 검사실에서 나오는 자장면 냄새가 그리워 검찰로 돌아왔다"고 했다 한다. 그는 서울중앙지검장 부임 후 밀어붙인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으로 수사를 받은 일부 고위 판사들과는 과거 술을 함께 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는 "사법행정권 남용 문제는 개인적 인연을 떠나 한번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며 수사를 강행했다고 한다.
한 야당 의원은 "윤 검사장은 국민이 지켜보는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고 공언한 사람"이라며 "그가 권력형 비리 수사에서 여야 등 정치 권력을 가리지 않고 공정하게 수사할 수 있을지가 검찰총장으로서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했다.
[박정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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