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中, 무역분쟁 해소 조건으로 제시 방침”… 美관리 “동의 가능성 낮아”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두 정상은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미중 무역전쟁 해결을 위한 ‘세기의 담판’에 나설 예정이다.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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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인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중국 통신장비제조업체 화웨이에 대한 ‘제재 해제’를 요구할 것이라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복수의 중국 관리들을 인용한 WSJ에 따르면, 중국은 ‘무역 분쟁을 해소하기에 앞서 미국 측이 먼저 일련의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면서 이 같은 요구 사항을 제시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달 화웨이를 블랙리스트 기업 명단에 올리면서 미국 기업과의 거래를 제한했는데,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담판’에서 이를 풀어달라고 강력히 요구하겠다는 뜻이다.

다만 시 주석이 화웨이 제재 해제를 추가 확전 방지, 곧 ‘무역전쟁 휴전’의 전제 조건으로 내세울지, 아니면 미중의 최종 합의를 위한 전제 조건으로 삼을지는 불투명하다고 WSJ는 덧붙였다. 미중 정상회담은 29일 오전 11시 30분(한국시간) 열릴 예정인데, 이 신문은 그에 앞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류허 중국 총리가 사전 면담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도 전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도 얼마 전 화웨이 문제를 협상 카드로 쓸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내놓은 적이 있는 만큼, 미중 정상회담 자리에서 이 사안은 어떤 식으로든 거론될 게 확실시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휴전보다는 ‘협상 타결’을 위한 카드로 활용할 공산이 크다는 관측이 많아 시 주석의 ‘화웨이 제재 해제’ 요구는 두 정상 간 만남을 통해 무역협상 재개가 합의될 가능성에 의문을 던지고 있다고 WSJ는 평가했다.

로이터통신은 이와 관련, 트럼프 행정부의 한 고위 관리가 “미국은 화웨이 제재를 풀어달라는 중국의 요구에 동의할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구체적인 합의는 없었고, 중국과의 무역 회담에서 정해진 전제 조건도 아무 것도 없다”고 밝혔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