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22개 자사고 학부모로 구성된 서울자사고학부모연합회(자학연)는 3일 오전 11시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사고를 폐지하면 강남 8학군이 부활해 교육 양극화가 심해질 것"이라고 했다.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인근에서 서울자사고학부모연합회 소속 학부모들이 자사고 재지정평가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박소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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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아 자학연 회장은 이날 문 대통령 앞으로 보내는 편지를 낭독했다. 자학연은 "서울의 22개 자사고 중 강남·서초에 위치한 학교는 5개 뿐"이라며 "자사고 폐지는 강남 8학군 부활로 이어질 것이며, 이는 대통령이 걱정하는 부의 양극화에 따른 교육의 양극화, 불평등이 심화되는 것"이라고 했다.
자학연은 "교육의 현장은 자사고, 일반고 구분 없이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고 그 어느 누구도 권력으로 교육을 휘두를 수 없다"며 "일반고 전환이 하향평준화라고 비하해 말씀드리는 게 아니다. 그저 지금 스스로의 성향에 따라 선택한 우리들의 학교가 흔들림 없기를 바랄 뿐"이라고 했다.
자학연은 문 대통령을 향해 "자사고 학부모들이 서민이 아닌 부르주아로 보고 계시는 거냐"며 "자사고 학생 및 학부모들은 결코 사회 불평등을 조장하는 세력도 아니며 부를 세습하거나 기득권층도 아니다. 그저 아이들 교육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 매는 대통령이 사랑하는 서민이다"라고 했다.
이어 "(자사고가 폐지되면) 이제 우리와 후배 학부모들이 강남구에 수억의 빚을 내서 이사를 해야 한다. 또 그렇게 못하는 후배 학부형들이 많을 것"이라며 "그들의 교육열, 꿈을 꺾는 거다. 바로 대통령이 사랑하시는 국민을 절망에 빠뜨리시는 것"이라고 했다.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서울자사고학부모연합회 회원들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내는 서한과 3만여명에게 받은 자사고 폐지 반대 서명을 전달하기 위해 청와대로 향하고 있다. /박소정 기자 |
자학연은 "오늘도 자신의 꿈을 향해 열심히 공부하고 살아가는 평범한 국민의 일상이 정치적 성향에 의해 흔들리고 쓰러지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자학연 측은 이날 대통령에게 보내는 서한문과 A4용지 포장박스 13개 분량의 ‘자사고 폐지 반대 서명서’를 전달했다. 자학연에 따르면 동문들을 제외한 학부모, 일반시민 등 3만여 명이 이틀 만에 이 서명에 동참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올해 서울 내 자사고 13개교에 대한 재지정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평가 대상은 경희고·동성고·배재고·세화고·숭문고·신일고·중동고·중앙고·한가람고·하나고·한대부고·이대부고·이화여고 등이고, 오는 10일 재지정 평가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진보 성향의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그동안 자사고 폐지에 적극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조 교육감은 지난달 27일 연임 1주년 기념 기자회견에서 "자사고 폐지는 시대정신이다" "(법이 아닌) 시행령으로 규정되는 자사고가 계속 유지할 수 있는 학교 유형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했다.
이날 부산 해운대고 학부모 200여 명은 부산시교육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해운대고 자사고 지정 취소를 철회해달라고 요구했다. 앞서 부산 유일 자사고인 해운대고는 5년 주기로 실시되는 재지정 평가에서 기준점 70점에 못 미치는 54.5점을 받아 취소 통보를 받은 바 있다. 현재까지 기준 점수 미달로 재지정 취소된 자사고는 부산 해운대고, 경기 안산동산고, 전북 전주 상산고 등 3곳이다.
-아래는 자학연 측이 문 대통령에게 전달한 서한의 전문.
존경하는 대통령님께
"자사고 폐지 수순을 밟고 있는 교육청과 교육부를 막아달라"는
서울시 22개 자사고 학부모들과 100만 동문의 간절한 마음을 전해 올립니다.
나랏일도 바쁘신 대통령님께 송구하지만 저희 22개의 서울시 자사고 엄마들의 마음을 이미 교육위원회, 그리고 서울시 교육청에 저희 뜻을 전달하였지만 확답을 들을 수 없어 할 수 있는 모든 것 다해보고자 이 글을 올립니다.
국가의 최우선 과제로 삼는 ‘안전문제’ 에 대해 요즘 북미회담에서 보여주신 성과를 보며 우리나라의 진정한 평화가 곧 올 수도 있겠다는 희망으로 기쁘고 또 그 평화를 아이들에게 물려줄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바래봅니다.
올 초 신년기자회견에서는 경제성장률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셨다고 말씀하셨는데, 존경의 박수 보내드립니다. 역시 저희들의 소중한 한표, 한표가 아깝지 않다는 생각과 우리들의 대통령이라는 자부심이 넘칩니다. 그런데, 높은 수준으로 가려는 교육은 왜 힘을 실어주지 않으시는 겁니까.
부의 양극화와 경제적 불평등이 세계에서 가장 극심한 나라가 되었다고 걱정하셨습니다. 자사고를 폐지하고 학생과 학부모 동의없이 일반고 전환으로 행하시면 교육이 모두에게 평등해질꺼라 믿으시는겁니까.. 예전에 자사고가 없던 시절 모르십니까
강남 8학군 부활이며 이는 대통령님 걱정하시는 부의 양극화에 따른 교육의 양극화가 심해지는 것이고, 교육의 불평등이 생기는 겁니다.
신년기자회견에서 미래의 희망을 만들면서, 개천에서 용이 나오는 사회를 만들자고 하셨습니다 유학 안가고, 강남 안가고도 내 아이의 특성과 성향을 잘 키워줄 수 있는 교육. 그런 교육을 받고 용이 될 수 있는 사회 말입니다
다양성을 지닌 아이들이, 그 아이들의 특성은 살리지 못한채 획일화된 교육으로 가면 말씀하시는 개천에서 용이 나오는 그림이 그려지시는 겁니까.
하나씩 천천히 말씀드리겠습니다
경희고 – 서울 동대문구 위치 (60년)
세화고 – 서울 서초구 (33년)
경문고 – 서울 동작구 위치 (39년)
장훈고 – 서울 영등포구 (55년)
선덕고 – 서울 도봉구 (37년)
현대고 – 서울 강남구 (34년)
동성고 – 서울 종로구 (112년)
중동고 – 서울 강남구 (113년)
이화여고 – 서울 서대문구 (133년)
세화여고 – 서울 서초구 (42년)
이대부고 – 서울 서대문구 (61년)
한대부고 – 서울 성동구 (59년)
숭문고 – 서울 마포구 (113년)
보인고 – 서울 송파구 (111년)
대광고 – 서울 동대문구 (72년)
하나고 – 서울 은평구 ( 9년)
양정고 – 서울 양천구 (114년)
신일고 – 서울 강북구 (53년)
한가람고 – 서울 양천구 (23년)
휘문고 – 서울 강남구 (113년)
배재고 – 서울 강동구 (134년)
중앙고 – 서울 종로구 (111년)
** 이상 22개중 강남, 서초구 - 5곳
** 이상 22개중 100년이상 - 9곳
보시는 것처럼 22개 자사고중 100년이 넘은 학교가 절반에 가깝고, 22개 자사고중 강남, 서초에 단 4곳입니다. 나머지는 이렇게 다양한 지역에, 다양한 아이들에게, 교육의 다양성을 실천하는 학교들입니다.
자. 이제 이런 자사고를 없앤다면 어떻게 될 것 같으십니까! 혹시라도 100년 전후 큰 거목들을 가지치기 해서 혁신 새 나무와 어울리게 하시려는 것인지요.
과고, 영재고의 경쟁률이 더 높아지는건 당연하며, 진학하기 위한 학원비가 수백 만원입니다. 현실교육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정말 모르시는겁니까
강남 8학군의 부활, 고액의 사교육과 이미 유명무실해진 선행교육 등으로 현재 추진하고 있는 부동산정책에 역행하는 것입니다.
대통령님.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에서 지역 교육감의 이념에 따라 이렇게 자주 정반대로 교육정책이 바뀔 수는 없습니다. 우리 학부모들은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진 명문사학이며 뚜렷한 건학이념을 가진 서울 자사고들을 평가하고 검증하여 선택하였고, 우리 아이들의 선택권을 존중하여 진학시켰습니다. 이는 대한민국 헌법이 명령하는 국민 기본권이며, 학교 선택권입니다.
아무런 대책도 없이 우리아이들의 ‘학교 선택권’인 ‘교육받을 권리’를 명백히 제한하고 평등교육만을 강조하고 있으며, 이는 헌법상 자유와 가치를 훼손하는 것으로 자유민주주의에서는 허용되지 않는 개념의 행동을 하고 있습니다.
헌법 22조에 보면
모든 국민은 학문과 예술의 자유를 가진다고 하였습니다.
헌법 31조에 보면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고 하였습니다. 능력은 능력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능력의 다름에 따라 교육의 권리를 받을 권리가 있다고 생각 합니다.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 및 대학의 자율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 한다고 하였습니다. 대학의 자율성이 보장 되듯이, 교육의 자주성이 보장 되듯이 고등학생들에게도 자주성과 자율성을 보장 해 주시기 바랍니다.대통령님!!
무엇보다도 헌법 10조에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고 하였습니다.
자사고의 존재가 일반고 학생의 행복을 앗아가고 있습니까?
반대로 자사고의 폐지가 이미 진학한 학생과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의 행복 추구권을 보장 하고 있습니까?
법률로 폐지 하지 못하시어 평가의 잣대를 바꾸어 폐지 하시려는 겁니까?
이거야 말로 기득권, 권력을 가진자의 횡포 아닙니까?
기득권자가 게임의 룰을 바꿔 게임에 승리 하려 한다면 이전과 다를 것이 무엇인가요?
대통령님께서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공적인 권력부터 바로잡아 과거처럼 평등하지 못한 국가 권력에 국민들이 실망하고 분노하는 일이 없도록 해주신다고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간절히 소망합니다
평범한 국민의 일상이, 자신들의 꿈을 향해 오늘도 열심히 공부하고, 우리 평범한 아이들의 일상이 정치적인 성향에 의해, 흔들리고 쓰러지지 않도록 도와주시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전세계가 걱정했던 한반도의 문제를 힘의 논리가 아닌 우리스스로 우리 운명을 주도했던 것처럼, 지금도 대통령님 뜻대로 우리가 주역으로서 한반도 평화의 길에 더욱 속도를 내고 가시는 것처럼, 학교를 선택하고 학교를 사랑하는 이나라의 주역인 자사고 학생들이 운명을 스스로 주도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고, 꿈을 향해 속도를 올려 나아가는 아이들과 그 옆에서 힘이 되어주시는 죄송할 정도로 고마우신 선생님과 아이들이 행복해하며 다니는 학교를 믿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저희들 단호하게 한말씀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교육의 현장은 자사고 , 일반고 구분없이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고 그 어느 누구도 권력으로 교육을 휘두를 수 없습니다.
일반고전환이 하향평준화 라고 비하하여 말씀드리는게 아닙니다. 그저 지금 스스로의 성향에 따라 선택한 우리들의 학교가 흔들림 없기를 바랄 뿐입니다. 일반고를 적극 지지하고 더 다양화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개선시키는 일에도 당연히 동의합니다. 다만, 학생, 학부모, 학교 동의없는 우리들의 학교, 다양성을 존중하는 자사고폐지는 결코 있을 수 없다는 것을 다시한번 말씀드리며 존경하는 대통령님께서 이 주장에 힘을 실어주시길 간절히 원합니다.
최저 임금제 시행, 소득 주도 성장, 노동자를 위하시는 대통령, 서민을 위한 대통령. 그래서 저는 대통령을 존경 하였습니다. 저희 자사고 학부모들이 서민이 아닌
부르조아로 보고 계시는 겁니까? 이런 모든 정책은 사회에 몇몇이 일방적으로 주도 하던 시대를 벗어 던지고 드디어 촛불의 민의를 듣는 대통령이라 존경하였습니다. 자사고 학생 및 학부모들은 결코 사회 불평등을 조장 하는 세력도 아니며 부를 세습하거나 기득권층도 아닙니다. 그저 아이들 교육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 매는 대통령님이 사랑하는 서민 입니다.
이들은 동대문구에, 동작구에, 도봉구에, 서대문구에, 마포구에, 서초구에, 강남구에.... 서울 곳곳에, 지방 곳곳에 사는 대통령님이 돌봐 주셔야 할 서민 입니다. 이제 이들 및 우리 후배 학부모들이 강남구에 수억의 빚을 내서 이사를 해야 합니다. 또 그렇게 못하는 후배 학부형들이 많을 겁니다. 그들의 교육열, 꿈을 꺽으시는 겁니다. 바로 대통령님이 사랑하시는 국민들을 절망에 빠뜨리시는 겁니다.
부디 자사고 학부형들을, 학생들을 다시한번 찬찬히 헤아려 봐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19. 07. 03. 서울시 자사고 학부모연합회 일동 올림
[박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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