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 충원 어려워 선제적 결정”
상산고 학부모, 김승환 교육감 고발
남성고는 16일 “최근 학교가 처한 상황에서 전북도교육청의 자사고 재지정 기준 점수를 넘기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돼 일반고 전환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또 “남성고의 일반고 전환에는 입시 중심의 교육에서 벗어나 교육의 본질에 충실해야 할 때라는 판단도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학교 측은 자사고 재지정 가능성이 낮은 이유로 신입생 모집에 대한 어려움을 꼽았다. 재지정 과정에서 주요 평가지표인 신입생 충원율이 낮아 재지정 기준 점수를 충족하기 어려울 것으로 본 것이다. 남성고는 350명인 정원에 지난해 40명, 올해 100명가량이 미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사고는 신입생을 모집하지 못하면 적정한 학교 운영예산을 확보할 수 없게 된다. 낮은 신입생 충원율이 교육의 질 하락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남성고는 최근 학생 모집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부족한 예산을 이사회의 도움을 받아 충당해왔다. 학교 측은 늦어도 이달 안에 이사회를 열고 일반고 전환 방침을 확정한 뒤 전북도교육청에 허가를 요청할 계획이다. 전북교육청은 9월 중순 안에 일반고 전환을 확정하게 된다.
남성고와 전주 상산고의 일반고 전환이 확정되면 전북 지역의 자사고는 모두 사라지게 된다. 앞서 상산고가 전북도교육청으로부터 지정취소 결정을 받은 데다 군산 중앙고도 일반고 전환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군산 중앙고는 지난 5월 31일 학교운영위원회를 열고 일반고 전환을 결정했다.
상산고는 전북도교육청의 평가 결과 기준 점수를 통과하지 못해 교육부의 지정취소 동의 절차만을 남겨둔 상태다. 상산고 학부모 3명은 16일 김승환 전북도 교육감을 직권남용과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들은 고발장을 접수하면서 “자사고 폐지를 실현하기 위한 교육감의 탈법과 인권침해, 명예훼손 행위를 더는 묵과할 수 없어 법의 심판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고발장을 통해 다른 시·도 교육청(70점)보다 10점 높은 전북교육청의 자사고 평가 기준점수를 직권남용 사례로 들었다.
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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