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구 수돗물 정상화 주민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11일 오후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인천시가 내놓은 피해 보상안을 거부했다.
대책위는 "인천시가 밝힌 영수증 증빙을 통한 실비보상과 상수도 요금 감면을 기준으로 하는 피해보상에 동의할 수 없다"며 보상안 철회를 요구했다.
앞서 인천시는 붉은 수돗물 사태의 발단이 된 공촌수계지역 수돗물 피해 주민과 소상공인에게 3개월치(6~8월) 수도 요금을 면제하고, 생수 구입과 필터 교체 비용에 대해서는 영수증 등을 확인한 뒤 실비를 지원하는 보상안을 마련했다. 수돗물로 인한 피부질환·위장염 등으로 치료를 받은 주민에게는 사실 확인을 거쳐 의료비를 지원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붉은 수돗물 최대 피해 지역인 서구지역 대책위는 "인재(人災)로 인한 이번 수돗물 사태에 대해 인천시가 오염된 수돗물을 공급받은 피해 지역 주민들에게 충분한 보편적 보상까지 함께해야 피해 주민들 고통에 대해 최소한의 책임을 다한 것이라 할 수 있다"며 "시가 피해보상안을 강행한다면 집단 손해배상을 추진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보편적 보상안에 대해 대책위 관계자는 "피해 주민 1인당 최소 10만원 이상 보상이 필요하고 생수·필터 구입 영수증이 없는 주민들도 같은 피해를 본 만큼 동등하게 실비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경북 포항에서도 검붉은 수돗물이 나와 시민들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포항시에 따르면 최근 남구 오천읍 일원에 이어 대도동을 비롯한 다른 남구 지역에서도 검붉은 수돗물이 나왔다는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오천읍 일원 주민들은 단시간에 수도 필터 색깔이 변했다거나 물티슈에 찌꺼기가 묻어 나오고 색이 변했다고 주장했다. 포항시민이 모인 인터넷 카페에는 검붉게 색이 변한 필터나 물티슈 인증 사진이 속속 올라왔다.
포항시는 오천읍 부영아파트 관리사무소에 민원 접수 센터를 설치하고 부영아파트 1~5차 저수조를 청소하며 경북도 보건환경연구원에 수질 검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철이나 망간이 수돗물 원수에 미량으로 유입되지만 정수 과정을 거쳐 망간을 제거해 먹는 물 수질 기준에 맞게 가정에 공급한다"며 "그렇더라도 극미량 망간이나 철이 포함된 수돗물이 필터를 거치면 필터가 변색하는데 인체에는 유해하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시는 영등포구 문래동 '붉은 수돗물'의 직접적 원인으로 판단된 영등포구청역~도림교 노후 상수도관을 올해 말까지 모두 교체 완료한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공사에 소요되는 예산은 총 50억원이다.
[인천 = 지홍구 기자 / 포항 = 서대현 기자 / 서울 =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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