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최근 송환법에 반대하는 시민들 사이에서 도시 곳곳의 ATM에서 현금을 대량으로 인출해 금융 거래를 마비시키자는 글이 돌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최근 송환법 반대 시위대가 홍콩 공항, 전철 등을 점령해 국가 주요 인프라를 마비시켜 홍콩 정부를 압박하려는 움직임의 일환이다. 시위대는 홍콩 국제공항을 이틀간 점거해 1000여 편의 항공편이 결항되는 상황을 초래했고, 주요 전철역 서비스를 중단시켰다.
이로 인해 ‘뱅크런(대량 인출 사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자 홍콩 은행들은 즉각 대응에 나섰다. 홍콩 최대 은행인 HSBC는 "어떤 비상 사태에도 대응할 수 있는 충분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며 "홍콩 금융 시스템의 매끄러운 운영을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DBS, OCBC 등 다른 은행들도 비상 계획 운영에 돌입했다며 ATM 인출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일부 시위자들 중에서는 텔레그램 메신저나 홍콩 시위대들이 즐겨 찾는 온라인 포럼 ‘LIHKG’을 통해 홍콩 화폐 가치를 떨어뜨리기 위해 홍콩 달러를 미국 달러로 바꾸자는 메시지를 퍼뜨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일부 ATM에서 벌써부터 미국 달러가 바닥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HSBC는 "홍콩 달러를 인출하는 ATM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나 미국 달러를 인출하는 ATM은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미국 달러 대비 홍콩 달러 환율에는 아직까지 별다른 영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경민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