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홍준표 등 지도부 비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이준헌 기자 ifwedont@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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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에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의 전환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보수통합을 명분으로 삼고 있지만, 사실상 황교안 대표·심재철 원내대표 등 지도부를 ‘비토’하는 측면이 강하다. 황 대표는 수도권 험지 출마를 선언하며 책임론 정면 돌파에 나섰다.
한국당 6선 중진 김무성 의원은 3일 입장문을 통해 “지금처럼 우파가 분열되어 있으면 총선에서 필패가 자명하고 각각 제 목소리를 내는 우파 정치 리더들은 퇴장하게 될 것”이라며 “황교안 대표·유승민 의원 등 우파를 대표하는 정치 리더들은 이제 선택해야 한다. 우파 정치인들에게 필요한 정치는 ‘비움의 정치, 양보의 정치, 무사(無私)의 정치’ ”라고 주장했다. ‘비움의 정치’는 황 대표가 대표직에서 물러나 보수통합 국면에서 ‘백의종군’해야 한다는 뜻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김 의원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법안 통과를 두고 “깊은 자괴감과 책임감을 통렬하게 느꼈다”고 했다.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3선 여상규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당 지도부가 통합의 대상인 유승민 의원, 안철수 전 의원 같은 분과 직접적인 접촉을 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지위를 내려놓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여 의원은 전날엔 패스트트랙 정국 대응을 두고 “당 지도부에 심한 불만을 느꼈다”고 했다.
홍준표 전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 “요즘 세상 돌아가는 것 보니 우리 당은 안락사당할 것 같다”며 위기의식을 토로했다. 그는 지난달 31일 패스트트랙 법안 통과를 두고 “지도부 총사퇴하고 통합 비대위나 구성하시라”며 “모두 내려놓고 대통합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대표는 들끓는 책임론에 ‘험지 출마’ 카드로 대응했다. 황 대표 등 한국당 지도부는 이날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희망 대한민국 만들기 국민대회’에 참여하며 새해 벽두부터 다시 장외투쟁을 시작했다. 황 대표는 집회에서 “이 정권이 아무리 정말 악랄해도 우리가 뭉치면 이긴다. 통합을 위해서 저부터 앞장서겠다”며 “총선에서 수도권 험지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당 중진들도 같이 험한 길로 가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험지 출마 선언으로 기득권을 내려놓는 모양새를 취하면서 동시에 중진들을 압박해 당내 분위기를 다잡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황 대표는 전날 비대위 요구에 대해 “뭐가 나라 살리는 길인가 검토하겠다”고만 했다. 심 원내대표도 “책임을 지라면 책임질 용의가 있지만, 필요하겠느냐는 점에서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허남설 기자 nshe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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