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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이슈 사재기와 매점매석

어제도 감자 5만상자, 5분 품절…그래서 나온 말 '감자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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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농가돕기 '붐' ○○고시에 사이트 다운 일쑤…농가 판로 만들고 소비자 저렴하게 구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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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10시 네이버 강원 진품센터를 통해 판매된 '감자 10kg' 5만상자는 5분여만에 품절됐다. 지난 11일부터 시작한 강원도 감자 특판은 준비한 20만6000상자를 모두 소진하며 성황리에 종료됐다. 감자 판매가 급감하자 시작된 이번 특판은 한 박스에 5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인기를 끌며 '감자고시'라는 말까지 만들어 냈다.

개학이 한 달 이상 연기되면서 급식 식자재 수요가 사라지고 코로나19 확산으로 외식 불황이 이어지면서 수요 급감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가를 돕기 위한 온라인 특판이 이어지고 있다. B2C(기업·소비자간거래) 판로가 없는 농가들에 지방자치단체 등이 유통통로를 만들어주고 저렴한 가격에 입소문이 나면서 '○○고시'가 유행하고 있는 것이다.

강원도 감자 특판은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으로 홍보를 하며 효과를 톡톡히 봤다. 판매 첫날 10만명 이상이 몰리면서 사이트가 다운됐고, 이튿날에도 접속자가 몰리며 구매가 원활하지 않자 13일부터 네이버 스토어를 통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마저도 매번 5분여만에 품절됐다. 이같은 폭발적 인기로 인한 치열한 구매 경쟁을 뚫고 감자 구매에 성공한 사람들이 SNS에서 이를 고시 합격에 빗대 '감자고시'라는 표현을 쓰면서 농가돕기 참여를 서로 독려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강원도는 '감자고시' 열풍을 꽃사주기 등으로 이어갈 계획이다.

서울시, 경기도 등 주요 지방자치단체들도 급식 식자재를 생산하는 농가 돕기 온라인 사이트를 열고 특판전을 진행하고 있다. 경기도는 '마켓경기' 페이지를 통해 급식용 무농약 채소 10종 꾸러미 세트, 급식용 잡곡세트 등을 만들어 판매 중이다. 서울시, 농림축산식품부 등도 급식 농가돕기로 채소 꾸러미 세트 등을 판매 중이다. 대부분 매일 준비된 수량이 조기 소진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는 '한돈고시'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수요가 회복되지 않고 아프리카돼지열병까지 겹치며 어려움을 겪었던 돼지고기가 온라인 판매 기획전을 통해 '구매대란'이 일고 있는 것. 한돈협회는 3월 한 달 간 매일 11시 삼겹살 50% 기획전을 진행 중인데 온라인 사이트가 마비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한돈협회에 따르면 한돈몰 3월 일일 매출은 평소대비 3.8% 늘었고 방문자수는 10배 이상 급증했다. 25일 오전 11시에도 구매를 위한 이용자들이 몰리며 사이트가 다운됐다. 한돈협회 관계자는 "접속자가 몰려 서버가 불안정한 아중에도 기획전을 통해 매출이 144% 늘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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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 돼지고기 등 농축산물의 경우 유통기한이 짧아 빠른 소비가 필요하지만 급식이나 외식 식자재 수요가 급감하면서 재고가 쌓이면 폐기처분해야 할 상황이었다. 가격 역시 하락세를 이어가며 농가들은 이중고를 겪고 있었다.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주요 채소류는 따뜻한 날씨로 출하가 늘어난 반면 외식, 급식업체 주문량 감소로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감자의 경우 평년대비 16.7%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고 무, 건고추, 마늘 등도 12~40%가량 가격이 낮다.

업계 관계자는 "B2C 판로가 없는 식자재 납품 농가들은 정부부처나 지자체, 협회 등을 통해 유통채널을 마련하며 활로를 찾게 됐고 소비자들은 낮은 가격으로 식자재를 구매할 수 있어 인기를 끈 것 같다"고 말했다.

김은령 기자 tauru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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