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와 교육부가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6일까지 학부모 580명을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61.2%가 '만족한다'고 응답했다고 14일 밝혔다. 학년별로는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의 66.5%가 만족한다고 답해 가장 만족도가 높았다. 중3 학부모는 45.1%, 고3 학부모는 37.5%만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높은 만족도는 온라인 수업의 질에 대한 것이 아니라, 등교 수업으로 코로나 감염에 노출될까 봐 우려하는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반영된 것이었다. 실제 '만족한다'고 응답한 학부모 중 81.1%가 그 이유로 '전염병 예방에 효과적이기 때문'을 들었다. '교육 프로그램에 만족하기 때문'이란 응답은 14%에 불과했다. '가족이 함께 공부하는 것이 즐겁기 때문'이라는 이유는 4.7%였다.
이날 권익위와 교육부가 배포한 자료에서 이런 만족 사유에 대한 언급은 빠져 있었다. 이에 대해 권익위 관계자는 "수업 콘텐츠와 관련한 답변이라면 '콘텐츠 만족도가 높다'는 의미가 있었겠지만, 이유(전염병 예방)가 너무 단순해 통계적 가치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자료에 따르면 불만족 이유로는 '학생들이 교육 프로그램을 적절히 수행할 수 없기 때문'(60%), '교육 프로그램에 만족하지 않기 때문'(27.7%), '전염병 예방에 효과적이지 않기 때문'(5.6%) 등이 있었다. 이 밖에 '저학년·맞벌이 학부모 부담 과중' '교육 편차 발생' '서버·접속 불안정' '과도한 컴퓨터·스마트폰 사용' 등이 있었다.
한 교육계 인사는 "전체 응답만 놓고 보면 만족도가 높아 보이지만 이유를 보면 온라인 수업 내용에 대한 만족이 아니다"라며 "학교급이 높을수록 만족도가 떨어지는 이유도 학습 공백에 대한 걱정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성호 중앙대 교육학과 교수는 "온라인 수업의 질을 높이지 않으면 결국 사교육 시장만 비대해질 것"이라며 "교육부가 당장의 1학기 수업 결손을 어떻게 보충할지 대책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유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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