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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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병역을 거부한 20대 남성에게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이 남성이 유명 전쟁게임을 즐기는 등 집총거부라는 종교적 신념을 가진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1-2부는 병역법 위반으로 재판에 넘겨진 A(23)씨에게 1심과 같은 무죄를 선고했다고 11일 밝혔다.

A씨는 2017년 9월 두 달 뒤 현역병으로 입대하라는 병무청 입영통지서를 받고도 입영하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모태 신앙으로, 그의 형도 종교적 이유로 병역을 거부해 복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찰은 A씨가 진지하고 절박한 성찰과 고민을 거쳐 병역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 교리에 따라 수동적·기계적으로 국방의 의무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A씨가 '리그 오브 레전드'(LOL) 등 온라인 전쟁 게임을 즐겼다며 ‘집총거부’라는 종교적 신념의 신빙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입영을 거부할 당시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한 입영거부자들에게 대부분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이 선고되고 있었는데, A씨는 이런 형사처벌의 위험을 감내하며 입영을 거부한 것으로 보인다”며 A씨의 병역거부를 양심에 따른 정당한 사유로 보고 무죄 판결했다. 재판부는 “비록 전쟁 게임을 했더라도 A씨가 진정한 양심에 따르지 않은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2심 재판부도 “LOL 게임은 캐릭터들의 형상, 전투의 표현 방법 등에 비춰 볼 때 피고인에게 타인에 대한 살상을 간접 경험하게 한다고 볼 수 없다”며 A씨 손을 들어줬다.

[김아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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