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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미국 흑인 사망

유엔에 울려퍼진 플로이드 동생의 호소 “미 경찰 폭력 조사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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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의 죽음, 미 경찰이 흑인 다루는 방식”

유엔 인권이사회 긴급회의서 “도와달라”

미 대사, 정부의 투명한 해결 노력 강조

중국·이란 간접 언급하며 “함께 다뤄야”


한겨레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위원장(맨 앞) 등이 17일 벨기에 브뤼셀 유럽연합 의회 전체회의에서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숨진 미국의 조지 플로이드를 애도하는 묵념을 하고 있다. 브뤼셀/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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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형, 조지 플로이드는 최근 몇 년 동안 경찰에 의해 살해된 많은 흑인 남성과 여성 중 하나입니다. 여러분이 보신, 우리 형이 고문·살해당하는 모습이 포착된 영상, 그것이 미국 경찰이 흑인을 다루는 방식입니다. 여러분은 제 형이 죽는 걸 보셨습니다. 그게 저일 수도 있었습니다.”

17일(현지시각),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 긴급회의장에 플로이드의 동생 필로니스의 절절한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화상을 통해 회의에 참석한 그는 “형을, 나를, 그리고 우리 미국 흑인들을 도와달라”며 “미국에서 이뤄지고 있는 경찰의 흑인 살해와 평화적인 시위에 대한 폭력 행사를 조사할 독립적인 위원회를 설치해줄 것을 고려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회의는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 이후 전세계적으로 인종차별 및 경찰의 과도한 공권력 행사에 항의하는 시위가 들불처럼 번지자, 아프리카 54개국이 인종차별 문제 등을 시정할 구체적 방안을 논의하자고 요청하며 열리게 됐다.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구조적인 차별(철폐)를 겨냥하고, 전세계 흑인들을 지지하기 위해 신속한 개혁과 결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필로니스의 간곡한 호소를 받아들여 인권이사회가 조사위원회 설치를 결정하게 되면, 미국은 콩고와 미얀마, 베네수엘라 등과 함께 유엔의 조사 대상국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인권이사회는 2006년 설립 이후 31개의 조사 위원회와 진상규명 파견단을 설치했지만, 이제까지 서방 국가에 대한 조사가 이뤄진 적은 없었다고 <데페아>(dpa) 통신이 전했다.

이번 긴급회의는 미국쪽의 공식 참석자가 없는 가운데 이뤄졌다. 미국이 2년 전 인권이사회가 이스라엘에 대해 고질적인 편견을 갖고 있는데다, 중국·베네수엘라 등 인권을 침해하는 자들의 보호자 역할을 하는 위선적이고 자기 잇속만 차리는 기구라고 비난하며 이사회를 탈퇴한 데 따른 것이다. 이 때문에 앤드루 브렘버그 주제네바 미국 대표부 대사는 멀찌감치서 이날 회의를 지켜봤다고 <엔피아르>는 전했다.

브렘버그 대사는 조사위 설치 요구와 관련 성명을 내어 “미국은 인종차별과 차별에서 기인하는 부당함 등 우리 사회 안에 미흡한 점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이를 해결하려고 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과 이란을 직접적으로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위구르 소수 민족에 대한 박해와 시위자들에 대한 탄압 문제 등을 언급하며 인권이사회가 이런 문제도 포함시켜 다뤄야 한다고도 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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