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산이 거절하면 채권단이 아시아나항공 직접 관리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HDC현대산업개발(294870)에 추가 자금 지원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020560)인수 포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HDC현산에 채권단이 마지막 제안을 한 셈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정몽규 HDC현산 회장이 이날 오후 서울 모처에서 만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놓고 마지막 담판을 벌였다. 이 회장과 정 회장은 오후 3시쯤 만나 한 시간 가량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26일 아시아나항공 인수 문제를 놓고 만났다. /조선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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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채권단이 마련한 추가 자금 지원 방안을 정 회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은 HDC현산에 아시아나항공 유상증자 규모를 줄여주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HDC현산은 작년 12월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나서면서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구주 30.77%를 3228억원에 사고, 추가로 유상증자를 통해 2조1772억원 규모의 신주를 발행하기로 했다.
이번에 채권단이 전달한 추가 자금 지원 방안은 HDC현산의 유상증자 규모를 줄이는 대신 채권단이 유상증자에 참여해 HDC현산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다. 대략 7000억원 정도를 채권단이 대신 부담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에 지원한 영구채 8000억원어치를 바로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는 방안도 제시했다. 채권단이 보유한 영구채가 주식으로 전환되면 HDC현산에 부담이 된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날 회동에서 정 회장은 즉답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영향이 여전하고, HDC현산이 요구한 12주의 재실사 요청이 받아들여질 지도 미지수다.
채권단은 HDC현산이 최종적으로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포기하면 '플랜B'로 돌아설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에 지원한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해 채권단이 대주주가 된 뒤에 기간산업안정기금을 신청해 경영 정상화에 나서는 방안이다. 이후 경영이 안정되면 재매각에 나설 방침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오늘 만남에서 산은은 아시아나항공 M&A의 원만한 종결을 위해 현산측과 인수조건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논의했다"며 "이에 대한 현산측의 답변을 기다릴 것이며, 이후 일정은 답변 내용에 따라 금호산업 등 매각주체와 협의하여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종현 기자(iu@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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