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등 주제로 90분간 진행
공석 대법관 지명 두고 설전 벌여
CNN "토론, 완전한 혼돈 빠졌다" 평가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왼쪽) 전 부통령이 29일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열린 1차 대선 토론회에서 격돌하고 있다. 클리블랜드=AP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완전히 혼돈(chaos)에 빠졌다”(CNN방송)

11월 미국 대선을 한 달여 앞두고 29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열린 미국 대선 후보 토론회에선 난타전이 이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첫 공식 토론 맞대결에서 날선 공방을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정제되지 않은 표현이 난무하는 등 토론은 혼란에 빠졌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개인 신상 △연방대법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제 △인종ㆍ폭력 △선거의 완전성 등 6개 주제를 놓고 90분간 일촉즉발의 팽팽한 긴장감 속 두 후보가 일합을 겨뤘다.

두 후보는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연방대법관의 별세로 공석이 된 대법관 지명 문제를 두고 충돌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에이미 코니 베럿 판사를 대법관으로 지명한 것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선거에서 이겼다. 선거에는 결과가 있다"며 "우리는 상원을 갖고 있고 백악관을 갖고 있고, 경이로운 지명자가 있다"고 주장한 반면 바이든 후보는 "미국 국민은 누가 대법관 지명자가 될지 말할 권리가 있다"며 대선 이후로 지명을 미뤄야 한다고 역설했다.

CNN방송이 29일 미국 대선 토론이 진행되는 중 토론이 완전히 혼돈에 빠졌다는 제목을 내걸었다. CNN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건강보험 문제에서는 색깔론과 인신공격이 난무했다.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이 건강보험개혁법을 위헌으로 만든 뒤 미국인 2,000만명에게서 의료보험을 없애려 한다고 주장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의 당은 사회주의 의료로 가고 싶어한다”고 색깔론을 시도했다. 바이든 후보는 "모두가 거짓말쟁이를 알고 있다"고 트럼프 대통령에 날을 세웠고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조, 당신이 거짓말쟁이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감정 싸움도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후보의 발언 시간에 지속적으로 끼어들자 진행자인 크리스 월러스 폭스뉴스 앵커다 “바이든이 말을 끝마치도록 기다려 달라”고 당부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발언을 계속했다. 그러자 바이든 후보는 “자네, 입 좀 다물어 줄 수 있겠나(Will you shut up, man?)”고 직설적 발언을 내뱉었다. CNN방송은 이를 두고 “토론 시작 20분 만에 토론이 혼돈에 빠졌다”고 평가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