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제2 봉쇄조치에 돌입한 5일(현지시간) 보리스 존슨 총리가 런던 총리관저에서 기자회견 도중 물을 마시고 있다. 런던=AFP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트럼프 절친'으로 불렸던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당선 소식에 축하의 뜻을 전했다가 논란에 휘말렸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띄운 관련 성명서에 희미하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을 축하하는 문구가 겹쳐 보인 탓이다.
1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 등은 존슨 총리가 이달 8일 트위터에 올린 바이든 당선 축하 메시지 배경에 '트럼프'와 '재선' '미래' 등의 문구가 쓰여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는 '매의 눈'을 가진 트위터 사용자들이 찾아냈다는 설명이다. 존슨 총리는 평소 말투와 좌충우돌 스타일, 머리 모양까지 트럼프 대통령과 닮은 꼴로 두터운 친분을 과시해온 터라 파문은 더 컸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8일(현지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 축하 메시지. 밝기를 조절하면 희미하게 '트럼프' '재선' 등의 단어가 보인다. 존슨 총리 트위터 캡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영국 정부는 현지 언론에 '기술적 결함' 탓에 벌어진 일이라고 해명했다. 영국 정부 대변인은 "미국 대선이 박빙이라 결과가 나오기 전에 두 종류의 메시지를 미리 준비했다"며 "기술적 결함으로 다른 메시지의 일부가 배경에 박혀 있었다"고 전했다.
이런 해명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시 준비한 메시지의 글꼴이 더 작은 점에 비춰 "트럼프가 승리했을 경우 할 말이 더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더타임스는 꼬집었다. 실제 보수당 출신인 데다가 트럼프와 각별했던 존슨 총리와 바이든 당선인의 관계는 그리 매끄럽지 못한 편이다. 영국 일부 언론은 이 점을 들어 향후 영국과 미국 관계를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존슨 총리는 관련 논란을 의식한 듯 다음날 재차 트위터를 통해 "바이든 당선인과 방금 축하한다는 얘기를 나눴다"라고 전했다. 이어 "영·미 양국의 파트너십 강화와 기후 변화 및 민주주의 발전, 전염병으로부터의 재건 등 공통의 우선순위에 있어 그와 함께 일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