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달러 지폐의 인물 흑인 여성 운동가로 교체 추진
버락 오마바 행정부 때 도입을 추진하다가 중단됐던 흑인 여성 운동가 해리엇 터브먼이 들어간 20달러 지폐 디자인. 지폐 인물 변경 등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절 후퇴했던 성 평등 정책을 조 바이든 대통령이 빠르게 복원시키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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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절 후퇴했던 미국의 성 평등 정책을 조 바이든 대통령이 빠르게 복원시키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각) 태어났을 당시 성별과 다른 성별로 자신을 인식하는 이들인 트랜스젠더의 군 복무를 다시 허용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그가 서명하는 자리에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배석했다. 이 행정명령 서명은 트랜스젠더의 군 신규 입대를 중지시킨 트럼프 전 대통령의 조처를 뒤집은 것이자,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의 정책을 회복하는 조처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은 포용력이 있을 때 국내와 전세계에서 더 강력하다. 군도 예외가 아니다”라며 “자격을 갖춘 모든 미국인이 군복을 입고 나라에 봉사하도록 하는 것은 군대와 나라를 위해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오스틴 국방장관도 성명을 내어 “트랜스젠더가 군대에 입대할 수 있도록 즉각 조처하겠다”고 밝혔다.
이 행정명령은 국방부와 국토안보부가 성 정체성 때문에 군과 주 방위군에서 퇴역당했거나 재입대를 거부당한 이들의 기록을 재검토해 60일 이내에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는 2016년 약 2년에 걸친 연구 끝에 트랜스젠더의 군 복무를 허용하고 성 정체성에 기초한 퇴역 등을 금지하는 조처를 한 바 있다. 2019년 기준, 현역 군인과 예비군 가운데 트랜스젠더는 약 1만4700명 수준이라고 <에이피>는 보도했다.
20달러짜리 지폐 앞면에 그려진 인물을 앤드루 잭슨 전 대통령에서 흑인 여성 운동가 해리엇 터브먼으로 바꾸는 작업도 다시 추진된다. 1829~37년 재임한 잭슨 전 대통령은 노예제를 유지하고 무자비한 원주민 탄압 정책을 추진한 인물이며, 터브먼은 노예 신분에서 탈출해 흑인 해방을 위해 헌신한 19세기 운동가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재무부가 해리엇 터브먼을 20달러 지폐 앞면에 넣으려 다시 조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화폐가 우리의 역사와 다양성을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고 20달러 지폐에 터브먼이 들어가는 것은 분명히 다양성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물 변경 작업은 2016년 오바마 행정부가 추진했으나,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백지화된 바 있다. 잭슨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영웅으로 여기는 인물이다.
한편, 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이날 상원의 재무장관 인준을 통과함으로써 내각에도 성별·인종별 다양성을 추구하는 바이든 대통령의 시도가 중요한 결실을 보았다. 상원은 이날 옐런 재무장관 임명안을 찬성 84표, 반대 15표의 압도적 차이로 승인했다.
이에 따라 옐런은 미국 최초의 여성 재무장관은 물론,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과 연준 의장, 재무장관을 모두 역임하는 미국 역사상 첫 인물이 됐다. <에이피> 통신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내놓은 1조9천억달러 규모 경기부양안의 의회 통과에 옐런 장관이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동성애자임을 공개적으로 밝힌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을 교통부 장관으로 지명하는 등 내각 구성에서 인종 다양성뿐 아니라 성적 다양성도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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