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형량 아쉬워…끝까지 싸우겠다”
고 최숙현 선수에게 폭력 등을 행사한 혐의를 받은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김규봉 감독.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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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최숙현 선수 등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팀 선수들에게 가혹행위를 한 혐의로 기소된 소속팀 감독에게 법원이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소속팀 주장은 징역 4년, 폭행에 가담한 동료 선수는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받았다. 최 선수가 세상을 떠난 지 7개월 만이다.
29일 대구지법 형사12부(재판장 이진관)는 상습특수상해, 폭행치상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규봉(43) 전 경주시청팀 감독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김씨는 2014년 9월부터 2019년 7월까지 고 최숙현 선수의 몸무게가 평소보다 많이 나간다는 이유로 욕설을 하거나 머리를 수차례 때리는 등 상습적으로 상해를 가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전지훈련 항공료와 보조금 명목으로 약 3억3천만원을 편취한 혐의도 받았다.
재판부는 상습특수상해교사, 아동복지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장윤정(33) 전 주장에게는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장씨는 최숙현 선수를 직접 폭행하거나 남자 선수에게 철제봉으로 폭행하도록 지시하고 억지로 과자를 먹이는 등의 가혹행위를 벌였다. 훈련 중인 최숙현의 머리를 때리는 등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도환(26) 선수는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받았다. 폭행당할 때 최숙현 선수는 17살로 아동복지법의 대상이었다.
최숙현 선수의 아버지 최영희씨가 29일 김규봉 전 감독 등에 대한 1심 선고가 끝난 뒤 항소 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준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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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이들에게 각각 40시간의 아동학대재범 예방강의 수강 명령을 내렸다. 김 전 감독과 장씨에게는 5년, 김씨에게는 3년간 아동 관련 기관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이날 재판부는 “최숙현이 경찰에 피고인들을 고소했으나, 피고인들은 죄를 부인하면서 무마하려는 시도만 했다. 그러던 중 피해자 최숙현은 모친에게 피고인들의 죄를 밝혀달라는 문자를 남기고 꿈도 제대로 펼쳐보지 못한 스물두살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피고인들은 선처를 구하고 있지만, 최숙현은 더는 피고인들의 사과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또 “(판결이) 피해자와 유족들이 느끼는 고통과 괴로움을 상당 부분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 저희가 임의로 재판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여러 가지 기준과 법률에 따라서 정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생각해달라”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 22일 법원은 트레이너 안주현(46)씨에게 징역 8년 등을 선고했고, 유족들은 형량에 대한 아쉬움을 표한 바 있다.
이날 재판이 끝난 뒤 최숙현 선수의 아버지 최영희씨는 기자들과 만나 “판사님이 양해를 구하긴 했지만, 유족 입장에선 형량이 아쉽다. 항소하고 엄벌할 수 있도록 끝까지 싸우겠다”고 밝혔다.
대구/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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