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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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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 미술] 비인간 존재와의 공생 '홍이현숙 개인전: 휭, 추-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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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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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르코미술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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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 문화뉴스 유수빈 기자] 휭, 추-푸. 전시의 제목이자 이 독특하고 생소한 의성어는 어떤 의미일까.


'휭'은 바람이 내는 소리고, '추-푸'는 수면이 거칠게 부딪히는 소리인 것을 예상할 수 있다. 이는 사회적 언어라기 보다, 본능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소리에 가깝다. 이러한 소리는 때때로 특정 문화와 사회의 경계를 넘어 교감의 매개가 되고 범용적으로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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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전시 제목은 비인간과 동등한 위치에서 시선을 교환하려고 한 작가의 의도를 나타낸다.


이번 전시는 홍이연숙 작가의 비인간 동물과 공생하려는 시도와 의지가 담겨있다. 인간, 비인간으로 나뉘어지는 이분법적 논리에서 벗어나 자연과의 연대를 주장하는 에코페미니즘과 그 맥락을 같이하면서, 그동안 겪지 못했던 새로운 감각을 구현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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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이현숙 작가는 이전 작품들이 시각적 작업에 많이 치중된 것을 자각하고 이번 개인전에서 그 영역을 확장하고자 했다. 작가의 의도대로 전시장의 첫 작품인 '여덟 마리 등대'는 공간 가득 울려 퍼지는 고래 울음소리와 어두운 공간 홀로 떠있는 '방'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덟 마리 등대' 라는 작품명으로 짐작할 수 있듯 이 작품에는 8마리의 고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다. 고래의 울음소리를 실제로 녹음한 이 소리를 들으며 전시장 한 가운데 흔들리는 '방'에 앉아있으면 마치 바다 위를 표류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소리와 움직임으로 작품을 관객에서 복합적으로 전달함으로써 작품과 관객의 교감을 가능케한다.


작가는 소리를 통해 자신들의 세상을 탐구하는 고래들처럼, 관객들로 하여금 뗏목처럼 만들어진 작가의 열린 방에 누워 바다를 느끼며 이 작품을 유영하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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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작품인 '이어도'는 제주도에 위치한 수중암초이자 전설에 등장하는 유토피아다.


4개의 모니터는 각각 다른 모습의, 복합적인 바다의 형태를 보여준다. 전설의 섬에서 해양과학기지로 탈바꿈한 이어도의 모습에서 미래를 예측하고 영역을 확장하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을 느낄 수 있다. 동시에 이를 고래를 만나는 과정 자체로 생각해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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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 전시공간은 홍이현숙 작가의 작가 활동에 대한 아카이브 섹션과 신작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카이브 섹션은 홍이현숙 작가가 다룬 다양한 주제의 작품들을 4개의 주제로 분류해 작품은 물론 그와 연계된 출판 및 기록물과 함께 읽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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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광사 근방' 이라는 작가의 신작은 재개발 예정지인 은평구 갈현동의 풍경을 담았다.


이 지역 길고양이들은 좁은 골목과 지붕을 배회하고 돌아다니는 반면 석광사에서 같은 고양이과인 호랑이는 영물로 추앙받는다. 작가는 이런 모순에 주목해 인간과 함께 삶의 공간을 공유하고 있지만 동시에 인간에 의한 환경의 변화로 인해 생존을 위협받는 이들과의 소통을 시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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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신작인 '지금 당신이 만지는 것'은 접촉이 금기시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비대면'이라는 키워드에 주목한다.


이 작품에서 작가는 만질 수 없는 거대한 불상을 마치 손으로 어루만지는 것과 같이 상상된 촉감과 감상을 관객에게 설명한다. 이처럼 타인의 목소리를 통한 설명은 직접 접촉하지 못한 것에 대한 상상을 가능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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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개인전은 인간의 소음으로 인해 소통이 불가능해진 고래, 재개발 지역의 골목에 남아 인간의 애정과 혐오를 동시에 견디며 살아가는 고양이 등이 작품에 등장한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인간과 비인간이 살아가는 공통된 공간 속 모든 존재들의 새로운 연대와 공생을 꿈꾸며 제안한다. 편협적 사고를 넘어 오감을 열고 서로를 감각하고 이해해보는 시간을 갖을 수 있을 것이다.


'홍이현숙 개인전: 휭,추-푸'는 3월 28일까지 대학로 아르코 미술관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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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 미술] 비인간 존재와의 공생 '홍이현숙 개인전: 휭, 추-푸'


2021년 3월 28일까지 아르코 미술관 개최
비인간 동물과의 공존·공생의 방식에 대해 성찰
비대면 시대, 예술가의 상상을 통해 인간과 다른 존재와의 접촉 가능성 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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