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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 (화)

美콜로라도 총격범은 시리아계 21세 전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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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당시 전술조끼 등으로 중무장… 총격범 형 “피해망상 갖고 있었다”

미국 콜로라도 볼더시의 식료품점에서 지난 22일(현지 시각) 총기를 난사해 10명을 숨지게 한 용의자는 폭행 전과가 있는 21세의 시리아계 이민자로 나타났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의회에 총기 규제 법안을 통과시켜 달라고 촉구하면서 대통령 직권으로 시행할 수 있는 대책도 검토 중이다.

볼더 경찰은 23일 총격범 아흐마드 알 알리위 알리사(21)를 10건의 1급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알리사가 1999년 시리아에서 태어나 2002년 부모를 따라 미국에 이민했다면서 “콜로라도 중부 도시 알바다 출신이며 생애 대부분을 미국에서 살았다”고 했다. 총격 희생자는 20~65세 사이의 무고한 시민들이었다.

알리사는 2018년 고교 동급생이 자신의 이름을 놀리듯 말하고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마구 때려 법원에서 분노 조절 치료 명령을 받은 적이 있다고 한다. 알리사의 형(34)은 온라인 매체 데일리비스트에 “동생은 매우 반(反)사회적이며 피해망상을 갖고 있다. 고교 때부터 누군가 자신을 미행하고 몰래 지켜보고 있다고 해왔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볼더 AFP/페이스북=연합뉴스) 22일(현지 시각) 미국 콜로라도주 볼더의 식료품점 '킹 수퍼스'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의 용의자 아흐마드 알리사(21)가 페이스북에 올린 자신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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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사의 페이스북에서도 “이슬람 혐오를 이유로 누군가 내 휴대전화를 겨냥하고 있어 두렵다”는 내용이 여럿 발견됐다. 그는 자신을 “레슬링과 다큐멘터리, 컴퓨터 공학과 킥복싱에 관심이 있다”고 소개했다. CNN은 알리사가 무슬림 종교 성향이 강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의 구체적인 범행 동기가 알려지지 않은 가운데 그의 정신 질환과 폭력 이력이 조명되면서, 이번 사건의 화두는 미국의 해묵은 총기 규제 이슈로 옮겨가고 있다. 알리사는 범행 엿새 전인 16일 AR-15 소총과 탄창을 구입했으며 아무 규제 없이 총기를 바로 사용할 수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범행 당시 AR-15 소총뿐 아니라 권총도 소지했고, 탄창을 끼울 수 있는 전술 조끼를 착용한 중무장 상태였다고 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23일 “애틀랜타 총격의 조기(弔旗·18~22일 게양)가 내려지기도 전에 이런 일이 또 발생했다”며 “나도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콜로라도 총격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한 조기를 27일까지 백악관 등 모든 연방 기관에 게양할 것을 명령했다. 바이든은 공격용 무기와 대용량 탄창 판매 금지, 총기 구매자 신원 조회 강화 등의 총기 규제 법안을 통과시킬 것을 의회에 촉구하면서 “이건 당파적 이슈가 아니라 미국의 이슈”라고 했다. 그러나 이런 총기 규제안은 막강한 이익 단체인 전미총기협회와 공화당의 반대를 넘어서기 힘들 것으로 미 언론들은 전망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이) 총격 사건을 막기 위해 입법뿐 아니라 행정명령 발동 등을 포함한 다양한 수단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조선일보

미 뉴욕시의 세인트존 성당 앞에서 23일 시민들이 조지아주 애틀랜타 총격의 희생자를 추모하고 아시아 증오 범죄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로이터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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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난 16일 한국계 여성 4명 등 8명의 목숨을 앗아간 조지아주 애틀랜타 총격 사건과 관련, 한미연합회(KAC)와 40여 한인회는 오는 26일을 ‘아시아 증오를 멈추라(Stop Asian Hate) 전국 행동의 날과 치유의 날’로 정해 미 전역에서 촛불 추모 집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뉴욕=정시행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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