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7 (화)

이슈 미국 흑인 사망

흑인 플로이드 살해한 전 백인 경찰관 '유죄' 평결…최대 40년형 예상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경향신문]
· 플로이드 엎드리게 하고 무릎으로 9분 29초 간 눌러 숨지게 해

· 지난해 미국 전역서 벌어진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시위 촉발



경향신문

미국의 한 시민이 20일(현지시간)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흑인 조지 플로이드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백인 전직 경찰관 데릭 쇼빈에 대해 배심원단이 유죄 평결을 내렸다는 소식을 듣고 기뻐하며 글썽이고 있다. 미니애폴리스|A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해 미국에서 흑인 조지 플로이드를 땅에 엎드리게 하고 뒷목을 무릎으로 눌러 숨지게 한 백인 전직 경찰관에게 유죄 평결이 내려졌다. 미국 미네소타주 헤너핀 카운티 배심원단은 20일(현지시간) 플로이드 살해 혐의로 기소된 데릭 쇼빈(45)에 대해 유죄를 평결했다.

배심원단은 2급 우발적 살인, 3급 살인, 2급 과실치사 등 쇼빈에 대해 기소된 3가지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로 평결했다. 미국 언론은 배심원단이 모든 혐의에 대해 유죄 평결을 내림에 따라 쇼빈은 최대 40년의 징역형이 내려질 수 있다고 전했다. 백인 6명, 흑인과 다인종 6명으로 구성된 12명의 배심원단은 전날 최종 변론 종결 이후 호텔에서 격리돼 평결을 내리기 위한 숙의를 진행했고, 이날도 숙의를 거쳐 최종 결론을 내렸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쇼빈에 대한 최종 선고는 8주 이내에 내려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쇼빈은 보석 상태에서 재판에 응했지만 배심원단 유죄 평결이 나옴에 따라 다시 구금됐다.

플로이드는 지난해 5월 25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20달러 위조 지폐 사용 신고를 받고 출동한 쇼빈 등 경찰관 4명에 의해 체포되던 과정에서 사망했다. 쇼빈은 플로이드가 체포에 불응하고 저항하자 그를 인도에 엎드리게 하고 무릎으로 뒷목을 눌렀다. 플로이드는 “숨을 쉴 수 없다”도 호소했지만 쇼빈은 뒷목을 누른 무릎을 풀지 않았고 플로이드는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사망했다.

플로이드 사망 다음날 그의 사망 현장을 목격한 행인이 찍은 동영상이 인터넷에 올라왔고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됐다.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s·BLM)’ 시위가 불붙은 것이다. 이위대는 플로이드가 숨지면서 호소한 “숨을 쉴 수 없다”는 호소를 구호로 외치며 미국 경찰의 체계적인 인종차별을 규탄했다. 시위가 한창 벌어질 당시엔 플로이드가 숨지기까지 8분46초 동안 쇼빈의 무릎에 뒤목이 눌렸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번 재판 과정에서 공개된 경찰관의 보디캠 카메라 영상 등을 보면 그보다 긴 9분29초 동안 뒷목이 눌렸던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전역에서 수개월간 이어진 이 시위는 지난해 미국 대선과 맞물리면서 정치 쟁점으로도 비화했다. 재선을 노리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일부 인종차별 반대 시위대의 폭력·방화를 집중 부각하며 ‘법과 질서’를 강조했다. 그는 폭력 시위를 진압한다면서 연방 군대를 시위 현장에 파견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당선되면 경찰 개혁과 인종정의를 확립하겠다면서 인종차별 반대 시위를 지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도 쇼빈에 대한 배심원단 평결이 나오기 전 플로이드 가족에게 전화를 걸어 위로의 뜻을 전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쇼빈에 대한 재판과 관련해 “나는 그 평결이 올바른 평결이기를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쇼빈에 대한 배심원단 평결을 앞두고 미국 전역은 긴장에 휩싸인 상태였다. 쇼빈에 대해 무죄 평결이 내려질 경우 이에 항의하는 시위가 다시 불붙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사건이 발생했던 미니애폴리스가 속한 헤너핀 카운티는 물론이고 수도 워싱턴과 일부 주들은 주 방위군을 소집해 경비를 강화했다.

배심원단이 쇼빈에 대한 혐의를 모두 유죄로 평결함에 따라 긴장은 일단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AP통신은 쇼빈에 대한 배심원단의 평결 내용이 낭독되는 동안 기자회견장에 모여 있던 플로이드의 가족들은 기쁨의 환호를 질렀고, 미니애폴리스 시민들도 거리로 쏟아져 나와 배심원단의 평결을 환영했다고 전했다.

워싱턴|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 [인터랙티브] 나의 탄소발자국은 얼마?
▶ 경향신문 바로가기
▶ 경향신문 구독신청하기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