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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도 무릎 꿇었다, 中정부 압박에 美증시 상장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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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의 창업자 장이밍 최고경영자(CEO)./틱톡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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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동영상을 올리는 소셜미디어인 ‘틱톡’ 운영사 바이트댄스가 지난 3월 중국 당국과 면담을 가진 이후 미국 증시 상장을 포기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바이트댄스는 지난해부터 미국 또는 홍콩 증시에 기업공개(IPO)를 추진해왔다. 그러나 지난 4월 23일 돌연 “심도 있는 고민 끝에 IPO에 필요한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자체 판단해 현재로서는 IPO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바이트댄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343억달러(약 39조4000억원)고, IPO 추진 당시 시장가치는 1800억 달러(약 206조원)로 평가됐다.

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트댄스의 창업자 장이밍(張一鳴·38)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3월 초 중국 인터넷 감독 기구인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CAC) 관계자를 만난 이후 해외 상장 계획을 무기한 연기했다고 보도했다. CAC 관계자는 바이트댄스 앱들이 데이터보안 규정 위반을 우려하며 바이트댄스가 어떻게 데이터를 수집, 저장, 관리하는지 확인했다고 한다. 장이밍은 면담 이후 정치적 환경이 IPO를 하기에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이밍은 당국과 면담 이후 경영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CEO 사임 카드마저 꺼냈다. 지난 5월 후임 CEO를 발표하며 연말까지 인수인계 작업을 마치고 CEO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힌 것이다. 그는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일상적인 관리 업무를 내려놓고, 기업 문화와 사회적 책임 같은 장기적인 전략을 고민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중국 언론조차도 2012년 바이트댄스를 창업해 세계에서 가장 주목 받는 젊은 기업인으로 성장한 장이밍의 퇴임은 지나치게 이르다는 평가를 받았다.

바이트댄스의 이같은 행보는 상장을 강행했다가 중국 당국의 철퇴를 맞은 디디추싱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중국 1위 차량 호출 서비스 디디추싱은 지난달 30일 당국의 반대를 무릅쓰고 뉴욕증시에 상장했다. 중국 당국은 상장 이틀만에 디디추싱에 국가 안보 위반이라는 중대 혐의를 씌워 조사에 들어갔고, 이후 중국 앱스토어에서 디디추싱 앱을 삭제하는 등 강력 조치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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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이밍 바이트댄스(왼쪽) CEO가 2019년 3월 보아오포럼에서 리커창 중국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터우탸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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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국의 강도 높은 압박이 계속되면서 미국에 상장한 중국 빅테크 기업들의 ‘중국 회귀’ 흐름이 더욱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1일 경제전문매체 차이신은 CAC가 전날 인터넷안보심사규정 개정안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이 개정안은 중국이 회원 100만명 이상의 자국 인터넷 기업이 해외에 상장하려면 반드시 사전 심사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실상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의 해외 상장 허가제를 도입했다는 분석이다.

중국 당국이 자국 빅테크 기업들의 미국 상장을 꺼리는 이유는 통제가 어렵고, 자국 정보 유출 위험이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중국은 지금껏 자국 빅테크 기업의 독과점을 용인하며 구글·아마존·페이스북·트위터 등 미국 기업의 중국 시장 침투를 막도록 했지만, 지나치게 커진 이들 기업에 대한 통제가 필요한 시점이 왔다고 보고 지난해부터 고삐를 죄고 있다. 빅테크 기업들이 쥐고 있는 데이터가 미국 등 해외에 유출되면 국가에 타격이 크다고 보고 이를 직접 관리하려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벌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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