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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드루킹이 킹크랩 등 보고하자… 김경수 “고맙습니다^^” 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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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댓글조작’ 유죄] 대법, 金 유죄 판단 핵심 증거는 무엇?

대법원이 21일 김경수 경남지사가 ‘드루킹’ 일당의 ‘인터넷 댓글 여론 조작’(업무방해)의 공범이라고 판결하면서 이 사건은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김 지사를 기소한 지 35개월 만에 일단락됐다. 지난 2017년 대선에서 당선된 현직 대통령의 최측근이 대선 때 인터넷 여론을 조작했다는 허익범 특검의 핵심 기소 내용은 1·2·3심에서 모두 인정됐다. 법조인들은 “대선 여론 조작은 선거법 위반에도 해당하지만 공소시효(6개월)가 지나 기소를 못 했다”며 “기소했다면 역시 유죄가 나왔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대법원은 김 지사가 2018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운동을 돕는 대가로 ‘드루킹’(필명) 김동원씨 측 인사에게 센다이 총영사직을 제안했다는 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범죄가 증명되지 않았다”는 2심의 판단을 유지했다.

◇민주당 고발→경찰 부실 수사→특검

이 사건은 2018년 1월 민주당이 ‘댓글 조작 의혹’을 경찰에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평창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경기의 남북 단일팀 추진을 놓고 이를 비판하는 댓글이 많이 달렸는데, 민주당이 ‘일부 세력의 여론 조작 의혹이 있다'며 경찰에 고발한 것이다. 당시 대표는 추미애 전 법무장관이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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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2018년 3월 21일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가 드루킹이 주도하던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드루킹 등 3명을 긴급체포했는데 이들이 민주당 권리당원으로 드러나는 의외의 상황이 벌어졌다. 이후 수사 과정에서 김경수 경남지사가 연루됐다는 자료와 진술이 확보됐다고 한다.

그런데 압수수색도 늦었던 경찰이 그해 5월 4일 김 지사를 단순한 ‘참고인’으로 소환했고 그의 휴대전화도 압수하지 않자 ‘봐주기 수사’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2018년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론이 악화하자 문재인 대통령은 선거 6일 전인 6월 7일 허익범 변호사를 특별검사에 임명해 수사가 본격화됐다.

◇킹크랩으로 4133만번 클릭해 ‘조작’

특검 수사로 드루킹의 ‘댓글 여론 조작’ 전모는 상당 부분 드러났다. 2017년 대선 당시 드루킹 일당이 자체 개발한 자동 입력 반복 프로그램 ‘킹크랩’을 동원해 대선 후보들 기사의 댓글에 ‘공감’ ‘비공감’을 입맛대로 클릭하고 인터넷 여론을 호도했다는 내용이었다. 당시 네이버·다음 등 포털 사이트는 ‘공감’ 횟수가 많은 댓글은 인터넷 사용자들 눈에 잘 띄는 윗줄로 끌어올리는데 드루킹 일당은 이런 시스템을 악용해 특정 후보들에 대한 여론을 왜곡했다. 2016년 12월~2018년 1월 드루킹 일당은 인터넷 기사 6만8000여개에 달린 댓글 68만여개에 대해 4133만여개의 ‘공감’ ‘비공감’을 클릭했다. 특히, 대선 직전인 2017년 4월 한 달 동안 ‘댓글 조작'은 급증했는데 1초당 2.9회꼴이었다고 한다. 당시 문재인 후보의 경쟁자였던 안철수 후보도 집중 표적이 됐다.

◇드루킹·김경수 메시지가 ‘공범’ 증거로

김 지사는 “드루킹 사무실에 가긴 했지만 킹크랩 시연을 보지 못했고, 드루킹과 공모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인정하지 않았다. 특검팀은 킹크랩을 개발한 우모씨가 김 지사가 사무실을 방문한 2016년 11월 9일 저녁 8시쯤 그 장소에서 아이디 여러 개로 기사 댓글에 ‘공감’을 누른 사실을 ‘시연’의 증거로 제시했다. 또 다른 핵심 증거는 김 지사와 드루킹이 비밀 대화방 등을 통해 주고받은 대화와 자료들이었다. 2016년 12월 드루킹은 김 지사에게 “경인선은 네이버 , 다음, 네이트 등 3대 포털을 완전히 장악했으며 킹크랩 완성도는 현재 98%입니다”라는 ‘온라인 동향보고'를 전송했다. 또 2017년 3월 드루킹은 공범들이 참여한 대화방에서 “우리 일(오사카 총영사 추천)이 성사가 돼야 한다고 못을 박았고, 그 점은 바둑이(김경수 지사의 별명)도 공감”이라고 했다. 이후 2017년 7월 드루킹이 다른 온라인 동향 보고를 보내자 김 지시가 “고맙습니다 ^^”라고 답한 것도 특검팀에 확보됐다.

[윤주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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