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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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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설문 낭독 실수하고 지각...11개월 간 사흘 쉰 스가 총리 건강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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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이후 다섯달째 연속 근무

”수척해보이고 눈에 힘 없다”

조선일보

지난 6일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서 열린 원폭 전몰자 위령식·평화기념(祈念·기원함)식에서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연설하는 모습. 이날 스가 총리는 연설문 일부를 빠뜨리고 읽는 실수를 했다./교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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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연설문 낭독 실수와 지각으로 구설에 오른 스가 요시히데(73) 일본 총리의 건강을 일본 언론들이 우려하고 있다. 고령인 스가 총리가 다섯달째 쉬는 날 없이 근무해 피로가 누적됐다는 것이다.

13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스가 총리는 지난 3월 28일(일요일) 이후 단 하루도 쉬지 않고 137일 연속으로 근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추석에 해당하는 오봉(お盆休み) 연휴가 시작되는 이날도 스가 총리는 출근하기로 했다. 일본에선 오봉 연휴 전후 열흘은 사실상 여름 휴가 기간으로 통한다.

스가 총리는 전날(12일)에도 오전 11시쯤 관저에 출근해 오후 5시 넘어 퇴근했다. 별도 회의 일정은 없었지만 후생노동성 간부로부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관련 보고를 받았다.

요미우리신문은 “스가 총리가 (오봉 연휴를 맞아)업무 시간을 단축하고 부처 간부와의 면회도 줄였지만 코로나 확산 때문에 하루를 완전히 쉬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피로 축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했다. 총리와 자주 면회한다는 익명의 장관은 “총리가 수척해진 것 같다”며 “눈에도 힘이 없어졌다”고 요미우리에 말했다.

부처 간부들 사이에서도 총리의 피로 누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한다. 총리가 관심도가 낮은 현안에 집중하지 못하는 일이 늘어나고, 부처 간부 맥이 빠질 정도로 허무하게 회의가 끝나는 일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스가 총리의 격무와 관련해 전날 아사히신문도 “스가 총리가 오봉 연휴 동안 휴가를 받을지 여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스가 총리가 지난해 9월 취임 후 11개월 동안 쉰 날은 단 3일로, 주변에서 피로 누적을 우려하며 “휴가가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스가 총리는 지난 6일 히로시마에서 열린 원폭 희생자 위령 행사에서 연설문을 읽다 일부를 누락해 논란을 빚었다. 9일 나가사키 원폭 희생자 위령 행사에는 지각을 해 비판을 받았다.

아베 신조 전 총리의 경우 매년 7~8월 2주일 가량의 장기 휴가를 받아 휴식을 취했다. 다만 코로나 사태가 터진 지난해에는 장기 휴가를 받지 못했고, 8월 지병(궤양성 대장염) 악화를 이유로 퇴진 발표를 했다. 당시에도 아베 전 총리가 그해 1~6월 147일 연속 근무하며 과로한 것이 건강 악화의 원인이 됐다는 말이 나왔다.

하지만 스가 총리를 둘러싼 환경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도쿄올림픽을 마친 뒤 급증하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신규 확진자 및 예방 백신 접종 문제 때문에 총리는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전날 일본 전역 신규 확진자는 1만8822명으로 2만명에 육박했다. 이 때문에 도쿄올림픽에 대한 호의적인 국내 여론에도 내각 지지율은 하락을 거듭 중이다. 올 가을 중의원 총선거에서 자민당 의석수가 대폭 줄어들 것이란 우려도 당내외에서 계속 나오고 있다.

[도쿄=최은경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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