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전국 일자리위원회 워크숍
80개 사례 중 우수기관 선정 돼
수천 명 조선 노동자 실직 위기
지자체 주도로 해결 '전국 최초'
현대中 있는 울산 동구, 경남도
벤치마킹 등 전국 확산 움직임
188개 업체 5,900여 명 고용
고용위기 대응 토털케어 모델
변광용 거제시장은 19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제4회 전국일자리위원회 워크숍'에서 우수사례로 선정된 ‘거제형 조선업 고용유지모델’이 조선산업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도록 내년까지 연장해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거제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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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산업이 위기의 강을 건너 새롭게 도약하기까지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줄 것입니다”
변광용 경남 거제시장은 조선협력업체 노동자의 대규모 실직을 막기 위해 거제시가 전국 최초로 구축한 ‘거제형 조선업 고용유지모델’ 성공을 확신했다.
변 시장이 야심차게 추진한 이 모델은 지난 14일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제4회 전국일자리위원회 워크숍'에서 전국 지자체와 공공기관 등이 제출한 내로라하는 80개 사례 중 우수 사례로 선정됐다. 무엇보다 기업의 고용문제를 지자체 주도로 해결한 것은 전국적으로 유일무이한 사례라는 평가를 받았다.
19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변 시장은 “수십 년간 지역경제를 뒷받침해 온 조선업 현장의 노동자들이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을 상황에 놓였었다”며 “노동자와 그 가족, 수많은 시민의 생계가 달린 위기를 반드시 막아야 한다는 절실함으로 고안해낸 것이 바로 거제형 고용유지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변광용 거제시장이 지난 14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제4회 전국일자리위원회 워크숍에서 우수사례에 선정된 '거제형 조선업 고용유지 모델'을 설명하고 있다. 거제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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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형 조선업 고용유지모델 도입 배경과 추진은
"구축 당시 최대 6,000여 명의 협력사 노동자에 대해 고용유지 효과를 기대했는데, 지금까지 5,900여 명이 모델을 통해 고용을 이어가고 있어 이미 목표를 이룬 셈이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양대 조선소가 자리 잡은 거제시는 지역경제의 70% 이상을 조선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 대표 조선 도시다.
국내 조선업계는 지난해 전 세계 선박 수주 1위를 달성하며 저력을 과시하기도 했으나, 정작 현장에서는 장기간 이어진 불황 탓에 인력 대비 일감이 줄어들면서 구조조정의 칼바람이 부는 정반대의 상황이 발생했다.
당장 수주계약을 체결한다 하더라도 현장에 일감이 풀리는 데까지는 최소 1년에서 1년 6개월 정도의 시간이 더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대규모 실직으로 숙련공들이 빠져나갈 경우, 수주 회복기가 왔을 때 기술력 저하도 큰 문제였다.
수천 명의 협력사 노동자들이 일터를 떠날 수밖에 없었던 올해는 조선산업 현장의 최대 고비로 예상됐지만, 거제시가 이를 ‘거제형 조선업 고용유지모델’로 극복했던 것이다.
시는 조선업이 처한 위기 상황을 타개하고자 해결책을 모색했고, 6개월간의 준비를 거쳐 다양한 구성원들이 참여한 연대 협력의 모델을 만들었다. 4개 분야 9개 사업에 총 877억 원을 투입한 ‘거제형 조선업 고용유지모델’은 올해 1월부터 본격 시행돼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자체가 주도하는 데 따른 어려움도 많았을 텐데
"수주 등 물량 확보가 현실화하는 시기까지 고통의 시간을 나누고 견뎌내기 위해 정책목표를 고용유지에 맞추고, 지역사회가 함께하는 상생의 모델을 마련했다.
성공적 추진을 위해 거제시와 원·하청을 비롯 고용노동부, 경남도까지 함께 참여시켜 협력체계를 더욱 견고히 했다.
저와 시 공무원들은 모델 구축을 위해 수개월 동안 관계자들을 일일이 만나 사업취지를 설명하고, 참여를 요청했다. 거제형 조선업 고용유지모델은 양대 조선소와 협력사, 관계 기관 및 전문가그룹과의 간담회를 비롯해 각 주체 간 20여 차례 이상에 걸친 회의, 상생협의체 실무협의 등 끊임없는 의견 수렴과 거듭된 고민 끝에 탄생한 결과물이다."
-고용위기 대응 모델로 많은 성과를 내고 있다. 앞으로 계획은
"시는 이 사업으로 일감이 떨어진 조선 숙련공들에게 일정 기간 직업훈련이나 휴업 수당 등을 국비와 시비 등으로 지원하고 있다. 경영이 어려워진 회사에는 특별·고용 경영안정자금을 융자하거나 지방세 유예, 상하수도 요금 감면 등의 혜택을 부여한다.
이 같은 다양한 지원책을 통해 수주 회복기까지 고용 유지효과를 극대화하는 고용위기 대응 토털케어 모델이다.
일감 부족으로 고용유지가 어려운 노동자들이 유급휴가 훈련 등에 참여하면서 숙련 기술을 향상시키고, 고용도 유지하도록 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내고 있다.
실제 조선업 현장에서는 지난달 기준 이 모델의 핵심사업인 지역특화형 직업훈련과 고용유지 장려금 지원 사업에서 188개 업체 5,893명의 근로자가 참여하여 고용을 이어가고 있다.
협력사들의 호응도 뜨겁다. 원‧부자재 구입과 임금 지불 등 소속 노동자의 고용유지에 필요한 경상적 경비를 지원하는 특별경영안정자금과 중소기업육성자금 융자금 만기연장, 이자차액 정책자금 지원 사업에는 현재까지 257개 업체가 신청, 총 574억 원을 지원해 중소 조선협력사의 자금난 해소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 밖에 시는 경남도와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이 함께 출연한 2개의 공동근로복지기금 법인을 통해 양대 조선 사내 협력회사 근로자들의 주택구입 자금 보조, 모성보호 및 일‧가정 양립 비용 지원 등 생활 안정도 챙기고 있다.
노동자들과 협력업체 관계자들은 업황 회복기까지 가장 힘든 보릿고개를 넘어야 하는 상황에서 고용유지모델이 큰 힘이 된다면서 내년까지 정책을 연장해줄 것을 거제시에 건의하고 있다.
최근에는 현대중공업이 있는 울산 동구에서 이 모델을 벤치마킹해 ‘울산형 조선업 고용유지모델’을 구축하고 있으며, 경남도도 거제형 고용유지모델의 도내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정책의 성과를 인정받아 거제시는 일자리위원회 우수 지자체로 선정된 것을 비롯 ‘더불어민주당 지방정부 우수정책·지방의회 우수조례 경진대회’ 1급 포상, ‘2021 전국 기초단체장 매니페스토 우수사례 경진대회’ 우수상, ‘2021 우수행정 및 정책사례 선발대회’에서 우수상을 잇따라 수상했다.
아울러 현장의 요구를 받아들여 올 연말 종료 예정이던 거제형 고용유지모델 사업을 내년까지 연장 시행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조선업 위기 극복을 위해 사회적 대타협으로 마련한 상생의 정책이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협력사와 현장의 노동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있어 정말 기쁘다. 지속적인 정책적 뒷받침을 통해 시민의 삶을 지키고, 조선업과 지역경제를 되살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이동렬 기자 d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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