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대통령, 대국민 연설
“모든 안보 요소 제대로 작동”
18~60세 대상 예비군 소집령
러시아의 침공으로 전면전이 시작된 우크라이나에는 계엄령이 선포됐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를 규탄하고 국제사회에 도움을 호소하는 한편 시민들에게는 집에 머물기를 당부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24일 새벽(현지시간)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군사작전을 승인한 직후 우크라이나 전역에 계엄령을 선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을 통해 “우크라이나의 모든 안보·국방 요소는 제대로 작동하고 있으며, 우리는 강하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며 국민들에게 동요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그는 “러시아인들은 전쟁을 원햐느냐. 답은 러시아인에게 달렸다”며 러시아 시민들이 국내에서 반전여론을 만들어줄 것을 호소했다.
국제사회에 대한 호소도 이어졌다.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성명을 내고 “우리 동맹은 러시아에 대한 새로운 제재를 즉시 부과해야 한다”며 “우방 정부는 무기와 군수 장비를 공급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국민의 안정과 생명뿐 아니라 전체 유럽 시민과 전 세계 질서는 우리의 공동 행동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유엔 연설에서 러시아의 침공을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 최대의 안보 위기”라고 규정하고 “우크라이나에서 대규모 전쟁 시작은 우리가 알던 세계 질서의 종말이 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특히 그는 우크라이나가 1994년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은 핵무기를 포기하고 비핵화를 택한 사실을 상기시키며 “세계는 우크라이나에 안보를 빚졌다”고 호소했다.
쿨레바 장관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서도 “지금은 행동할 때”라며 러시아를 스위프트(국제은행간통신협회) 결제망에서 제외시키는 것 등 강력한 제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위프트에서 러시아가 퇴출되면 전 세계 금융기관과 러시아 사이 달러 송금은 차단된다.
우크라이나 의회는 전날 표결을 거쳐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18~60세를 대상으로 예비군 소집령을 발동했다. 민간인이 총기를 소지하고 방위에 사용하는 일을 허용하는 법도 통과시켰다. 예비군들에게는 총기가 지급되고 있다.
한편 이날 오전 5시 무렵부터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예프와 하르키우를 포함해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폭발음이 울리기 시작했다. 우크라이나 내무부는 우크라이나 전역의 포격으로 키예프 지역의 브로바리에서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키예프의 학부모들에게는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말고 집에서 머물라”는 메시지가 도착했다. 키예프와 리비우에선 공습경보가 발령돼 시민들이 지하철역으로 대피했다. 도심 내 차량 통행량은 평소와 큰 변화가 없었으나 거리를 지나다니는 사람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키예프에서 서쪽으로 향하는 도로에 차량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가득 찬 모습과 여행가방을 든 사람들이 줄지어 선 지하철역 모습도 보였다. 마리우폴로 등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도시에는 탱크가 지나다니는 모습이 포착됐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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