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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세계적 악재 속 방산업체는 '호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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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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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팅거 미사일.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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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인명 피해와 세계 경제의 타격이 커지고 있지만 서방 방산업체의 시장가치는 올라가고 있다. 러시아의 침공을 계기로 서방 국가들이 방위비 지출을 대폭 늘리기로 하면서다.

세계 증시는 지난달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위협이 고조되면서부터 급락했다. 지난 4일(현지시간) 기준 미국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최근 한 달 동안 4.21% 하락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 하락폭은 더욱 컸다. 영국 FTSE는 7.74%, 독일 DAX 13.89%, 프랑스 CAC 40은 13.52% 하락했다.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금융 제재가 가속화하면서 각국 금융주들도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반면 유럽 방산업체 주가는 일제히 상승세를 나타냈다. 영국 최대 군수업체 BAE 시스템 주가는 지난달 23일 600.80파운드에서 지난 4일 694.60파운드로 15.6% 상승했다. 지난달 23일 96.78유로였던 독일 군수업체 라인메탈 주가는 지난 4일 148.70으로 53.65% 급등했다. 같은 기간 프랑스 군수업체 탈레스 주가도 27.75% 급등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전쟁의 부작용 중 하나는 방위비 지출에 대한 유럽 국가들의 갑작스럽고 급격한 자세 변화”라면서 “방산업체 시장가치가 급등한 배경에는 그와 같은 변화에 대한 기대가 자리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것은 독일이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지난달 27일 올해 특별방위기금으로 1000억유로(약 125조원)를 증액하고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1.5%인 방위비 지출을 2024년까지 2%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도 6일 2033년까지 방위비를 GDP의 2%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영국도 방위 예산 증가를 검토 중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안보에 대한 유럽 국가들의 위기감이 고조됨에 따라 향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소속 국가 대부분이 나토가 결의한 ‘GDP 2% 국방비 지출’ 목표를 지킬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투자은행 제프리스 추산에 따르면 나토 소속 30개국이 목표를 달성할 경우 나토의 방위비는 현재보다 25% 많은 연간 4000억달러(약 490조92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나토 회원국이 아닌 스웨덴과 핀란드도 방위비 지출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미국 군수업체들도 전쟁의 혜택을 입었다. 독일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기로 한 스팅거 미사일을 제조하는 미 군수업체 레이시온 테크놀로지스 주가는 지난달 23일 92.24달러에서 지난 4일 99.59달러로 7.97% 상승했다. 같은 기간 미 공군의 F-35 전투기를 생산하는 록히드마틴 주가도 388.90달러에서 458.15달러로 17.81% 급등했다. 미국의 방위비는 이미 전 세계 방위비의 5분의 2를 차지하고 있어 급격히 늘어날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러시아의 침공과 중국의 부상에 맞서 미국이 방위비를 늘려야 한다는 압박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전쟁이 방산업체의 이익을 불려주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코노미스트는 “2008년 러시아의 조지아 침공, 2014년 크름반도(크림반도) 병합, 1990년대 1차 걸프전쟁 당시에도 다른 업계들이 비틀거릴 때 방산업체 주가는 상승했다”면서 “러시아가 유럽과 세계에 가하는 위협의 규모와 우크라이나에서의 충돌이 장기화할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방산업체 주가의 고공행진이 과거보다 오래 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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