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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 (일)

이슈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말보다 행동 더 중요” 블링컨, 中에 러 침공 규탄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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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컨, 中 경제 보복 리투아니아 찾아

“중, 질서·안정·주권 존중 말만 많을뿐”

왕이 “중·러 협력은 세계 평화에 유리”

중앙일보

토니 블링컨(왼쪽) 미 국무장관이 7일(현지시간)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가브리엘리우스 란츠베르기스 리투아니아 외무장관과 기자회견장에 들어서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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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세계 주요 2개국(G2) 외교 수장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에도 불구하고 상호 비난전을 이어갔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7일(현지시간) 가브리엘리우스 란츠베르기스 리투아니아 외무장관과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중국을 향해 “말보다 행동이 더 중요하다”며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규탄을 촉구했다. 리투아니아는 대만과 교류를 확대하면서 중국의 경제 보복에 시달리고 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베이징은 국제질서 유지·안정·주권 존중의 중요성을 많이 이야기한다”며 “하지만 빌뉴스(리투아니아 수도) 강압부터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명백히 위반한 모스크바를 규탄하지 않는 것까지, 베이징의 행동은 말보다 훨씬 더 큰 소리로 말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미 국무부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블링컨 장관은 중국의 경제 보복에 시달리는 리투아니아를 위해 6억 달러를 지원했다면서 “반도체와 생명공학과 같이 중국의 조치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분야의 리투아니아 기업을 돕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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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연례 기자회견에 앞서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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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외교 수장도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겨냥해 비난 목소리를 높였다. 7일 연례 외교 기자회견에서 왕이(王毅) 외교부장은 “‘인도·태평양 전략’의 진정한 목적은 인도·태평양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꾀하는 것”이라며 “지키려는 것은 미국이 주도하는 패권 시스템”이라고 강변했다.

왕 부장은 블링컨 장관이 촉구한 러시아 비난 대열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뜻도 분명히 밝혔다. 그는 “중·러 협력은 양국 인민에게 이익과 복지를 가져다줄 뿐만 아니라, 세계의 평화·안정·발전에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러시아투데이(RT) 기자가 “나날이 증가하는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집단 압박이 중·러 관계의 발전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가”라는 질문에 답변하면서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의 협력이 세계 평화에 유리하다는 궤변인 셈이다. 왕 부장은 “중·러 관계는 제삼자의 방해나 도발에 영향받지 않는다”며 “양국 인민의 우의는 반석과 같이 튼튼하다”고 자부했다.

전날 왕 부장은 “중국은 평화를 설득하고 대화를 촉구하기 위한 건설적 역할을 계속하길 원하며, 필요할 때 국제사회와 함께 필요한 알선(중재)에 나서기를 원한다”며 우크라이나 전쟁 중재를 언급했다.

하지만 중국의 외교적 수사와 실제 정책의 차이는 분명하다고 런던의 스티브 창 동양아프리카대학원(SOAS) 중국연구소 소장이 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말했다. 창 소장은 “왕이가 중재를 할 수 있다고 말했지만, 실제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며 “중국이 외교를 펼칠 수 있는 반석과 같이 굳건한 관계를 갖고 있다지만, 지금까지 그것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란츠베르기스 리투아니아 외무장관은 중국을 러시아와 같은 국제 질서를 위협하는 세력으로 규정했다. 그는 “다른 강대국(중국)은 세계적으로 합의된 무역 규칙을 뒤틀려 힘쓰고 있으며, 무역을 정치적 도구로 어떤 경우에는 무기로 사용해 다른 나라의 진로를 바꾸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신경진특파원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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