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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4 (목)

시리아, 러 지원 용병 4만명 모집…“내전 국가에서 최고의 일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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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지원을 받는 시리아 정부군 자료사진.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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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돕기 위해 4만명의 용병을 모집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규모 시리아 용병이 투입되면서 우크라이나 사태가 확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18일(현지시각)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시리아 정부는 최근 우크라이나에 보낼 용병들을 모집해 왔으며 이들은 수일 내에 우크라이나 전방에 배치될 예정이다. 유럽 정보기관은 선발대원 150명이 이미 러시아에 도착했다고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4만명의 시리아 병사들이 참전 의사를 밝혔다고 파악했다. 시리아가 모집한 병사들은 국가 지원을 받는 가장 큰 규모의 용병으로 추정된다.

시리아인들은 오랜 내전으로 나라가 황폐해져 마땅한 생계거리가 없는 처지여서 국가의 용병 모집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새로 입대하는 용병들은 대부분 한 달에 15달러를 내고 급여를 거래한다. 보통 600~3000달러(약 72만~365만원) 사이에서 월급 계약이 이뤄진다고 한다. 가디언은 “내전을 겪은 시리아에서 아마도 최고의, 또 유일한 일자리”라며 “심지어 낮은 기본급마저도 극심한 가난에서 벗어날 방법이 없는 신병들을 유혹하고 있다”고 했다.

시리아에선 다마스커스, 알레포, 라카 등 최소 14곳에 용병 모집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3시간을 기다려야 모집소에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활기를 띠고 있다. 우크라이나로 가는 것에 거리낌이 없다는 한 병사는 ‘얼마를 받느냐’는 질문에 “지금 내가 버는 돈의 25배”라고 답했다. 지난해 시리아 남부 민병대에서 4개월 동안 복무했다는 다른 병사는 600달러와 사망 수당을 제안받았다며 “이건 시리아에서 내가 벌 수 있는 것보다 더 많다”고 말했다.

시리아 정부 차원에서는 러시아에 진 빚을 갚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러시아는 2011년 내전 발발 이후 국제사회의 외면에도 셰이크 무함마드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지원하며 시리아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해 왔다. 2015년부터 시리아 내전에 개입한 러시아는 반군과 ISIS를 격퇴했고, 시리아 정부군을 무장시켰으며 현재까지 이들과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처럼 외국 전투원들이 몰려들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측에는 민간인들이 의용군이라는 이름으로 전장에 뛰어들었고, 러시아는 시리아 등지에서 시가전에 숙달된 병사들을 돈을 주고 끌어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의용군, 용병이 대치하면 전쟁 자체가 잔인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프레더릭 카간 미국기업연구소(AEI) 선임 연구원은 “(용병들은) 효과적 군사력이 아닌 무기로 뭔가 하려는 개별 집단일 뿐”이라고 평가했다. 인도 싱크탱크 ‘옵서버리서치재단(ORF)’은 용병이나 의용군이 전쟁범죄를 저질렀을 때 책임을 어떻게 물어야 할지 난감해질 수 있다고 했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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