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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2 (화)

이슈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러시아 침공 비판한 노벨평화상 수상 러 언론인, 괴한에 '붉은 페인트' 피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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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

노바야 가제타 유럽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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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노벨평화상을 받은 러시아 언론인이 괴한이 뿌린 붉은 페인트를 뒤집어썼다.

8일(현지시간) dpa통신에 따르면, 러시아의 대표적 독립언론 노바야 가제타의 드미트리 무라토프 편집장은 전날 모스크바에서 사마라로 가는 기차에서 정체불명의 한 남성으로부터 공격을 받았다. 이 남성은 “무라토프, 우리 아이들을 위해 이것을 받아라”고 소리치면서 붉은 페인트를 퍼부었다. 무라토프는 얼굴, 상반신, 팔 등에 페인트를 뒤집어 썼다. 열차 침대칸의 커튼과 테이블, 침구도 페인트로 뒤범벅이 됐다. 무라토프는 자신의 트위터에 “눈이 몹시 따갑다”면서 “페인트를 지우려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이 남성의 신원이나 공격 의도는 알려지지 않았다. 러시아 당국도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무라토프가 공격을 받은 것은 그가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온 것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러시아는 정부에 비판적인 보도를 하는 언론사를 탄압해왔다. 특히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의회는 ‘특별군사작전’ 이외에 ‘전쟁’ ‘공격’ ‘침공’ 같은 표현을 사용하는 자를 징역형에 처한다는 내용의 형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당국의 압박이 가중되자 무라토프는 지난달 28일 전쟁이 끝날 때까지 신문 발행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무라토프는 우크라이나 사태를 ‘푸틴의 전쟁’이라고 비판해 러시아 언론 규제 당국으로부터 두 차례 경고를 받은 바 있다. 러시아에서는 언론 매체가 규제 당국으로부터 1년 안에 두 번 경고를 받으면, 법원이 폐쇄 명령을 내릴 수 있다.

무라토프는 1993년 마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공산당 서기장과 함께 노바야 가제타를 공동 설립해 1995년부터 편집장을 맡고 있다.

지난해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의 부정부패를 폭로해 독재에 맞선 공로를 인정받아 필리핀 언론인 마리아 레사와 함께 노벨평화상을 공동 수상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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