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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2 (화)

이슈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우크라이나 난민 위기, 이제 장기적 관점에서 살펴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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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유엔난민기구 공보관 인터뷰

경향신문

안드레아스 키르히호프 유엔난민기구 공보관이 16일(현지시간) 폴란드 유엔난민기구 사무소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바르샤바 | 박용하 기자


유엔난민기구(UNHCR)는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부터 대규모 난민과 인도주의적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을 국제사회에 경고해왔다. 지난 16일 폴란드에서 만난 안드레아스 키르히호프 유엔난민기구 공보관은 최근 우크라이나 난민의 유입 추세가 줄었지만, 향후 전쟁의 양상에 따라 또다시 대규모로 유입될 수 있기에 국제사회의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난민들을 환대한 폴란드 정부의 대응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향후 장기적인 관점에서 난민들을 어떻게 보살필지 조율해야 한다는 당부도 덧붙였다.

-전쟁이 두달째다. 난민 상황은 어떤가.

“3월 초에는 폴란드에 도착하는 이들이 하루에 14만명이 넘었다. 짧은 시간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난민으로 나온 것은 전례없던 일이었다. 지금도 난민들이 도착하고 있긴 하지만 그때보다 숫자는 많이 줄어들었다. 다만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전쟁의 양상을 본다면 많은 난민들이 앞으로 또다시 국경에 도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이후에는 특히 정말 어려운 상황에 처한 이들이 도착할 수 있기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최근 들어오는 난민들의 특징은.

“격화된 전쟁 때문에 트라우마 같은 것들이 있을 수 있다. 난민들과 자주 접촉하는 동료들이 말하는 것을 들어보면 현재 이들에게 전반적으로 높은 수준의 심리적 고통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유엔난민기구는 이들을 위해 정신건강 상담 등을 진행하고 있다.”

-향후 난민 지원의 방향은 어때야 하나.

“폴란드는 그간 난민들을 따뜻하게 잘 맞아줬다. 난민들을 자신의 집에 데려다주는 등 자원봉사자들의 열정도 대단했다. 다만 이제 살펴보려는 문제 중 하나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난민들을 어떻게 보살피느냐의 문제다. 이들이 폴란드에 오랜 기간 머물기 위해서는 이들을 수용할 더 많은 장소와 학교가 필요하고 더 많은 주택, 더 많은 식료품도 필요한 상황이다. 이는 폴란드 정부의 노력과 함께 국제적인 지원이 매우 중요해졌음을 의미한다.”

-난민들의 장기 정착에 필요한 것은.

“아무래도 난민들을 돕는 기관들에 충분한 여력이 확보돼야 하겠다. 사람들이 가족들과 함께 더 이상 거주하지 못할 경우 그들이 가야할 공간을 확보해주는 것도 중요할 것이다. 특히 중요한 것은 일자리다. 폴란드 정부는 난민들이 일자리에 접근할 수 있는 길을 열어두고 있다. 아주 어린 자녀를 둔 엄마나 부모가 없는 아이들, 노인들이 어떻게 삶을 꾸려나가는지 확인하는 것은 중요할 것이다.”

-유엔난민기구는 어떤 활동에 초점을 두고 있나.

“우리는 난민들을 지원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정부의 역할을 대체할 수는 없다. 폴란드 정부와의 조율을 바탕으로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은 바르샤바와 크라코프 등의 대도시에서 난민들에게 즉각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일이다. 최근에는 난민들에게 직접 현금을 지원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많은 난민들은 전쟁통에 급히 짐만 챙겨 나와야 했고 현금과 식량, 의료품 등이 부족한 상태로 왔다. 이에 소액이라도 인출해 이들이 원하는 곳에 자유롭게 쓰도록 도울 필요가 있다. 한국 정부도 유엔난민기구의 현금 프로그램을 지원해주셨다.”

-국제사회가 주목할 부분이 있다면.

“우리는 한국 등 세계의 많은 이들이 우크라이나에 대해 보여준 강한 연대의식에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그 점에 대해 매우 감사하다. 또 우크라이나 사태는 많은 난민 위기 중 가장 최근의 사례라는 점도 강조하고 싶다. 앞서 난민 위기가 발생했던 시리아나 예멘 등 다른 국가들의 고통은 아직도 이어지고 있고, 이번 전쟁에 따른 식량 문제로 인해 상황이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 우리는 이 모든 난민 위기를 주시해야 할 것이다.”

바르샤바|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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