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해군 7함대 소속 알레이버크급 미사일 구축함 '샘슨'(DDG-102)이 26일 대만해협을 항해하고 있다. 미 해군 함정이 대만해협을 통과한 것은 올해 들어 세 번째다. 미 태평양 사령부 제공·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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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이 중국의 침공에 대비한 연례 방어훈련인 한광훈련 계획을 발표하면서 양안관계가 거친 설전으로 치닫고 있다.
마야오광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 대변인은 27일 기자회견에서 대만의 군사 훈련 계획을 언급하며 "대만의 무기와 장비, 대만군의 훈련 수준은 나 같은 비전문가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이렇게 하는 것은 죽음의 길"이라며 "민진당 당국은 죽음을 자초해도 괜찮지만, 2,300만 대만 민중을 인질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마 대변인은 특히 "대만 민진당 당국의 도발은 외부세력을 이용해 자신의 용기를 북돋우려는 것"이라고도 했다. 대만을 돕기 위한 미국의 군사적 개입 가능성을 과대평가하지 말라는 뜻이다.
앞서 대만 국방부는 이날 "우크라이나 전쟁을 교훈 삼아 올해 군사훈련을 준비하겠다"며 내달 컴퓨터 시뮬레이션 훈련, 7월 실사격 훈련으로 이뤄진 올해 한광훈련 계획을 발표했다. 한광훈련은 매년 정례적으로 이뤄지는 훈련으로, 올해는 특별히 '우크라이나 사태의 교훈'을 언급한 것이 눈에 띈다. 중국의 대만 수복 시나리오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탈 시도에 빗댄 것으로, 한광훈련의 명분을 더욱 공고히 한 셈이다.
이와 관련, 중국 인민해방군이 대만을 장악할 능력이 있다고 강조해온 중국의 군사 전문가 쑹중핑은 28일 글로벌타임스에 "인민해방군이 강제로 대만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면, 그것은 벼락처럼 이뤄질 것"이라며 "대만은 외부로부터 어떠한 군사적 지원도 받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미국은 중국의 대만 침공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27일(현지시간) 상원 세출위원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우크라이나 사태가 중국의 대만 문제에 대한 결정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중국은 매우 주의 깊게 사태를 지켜보고 있다"며 "40여 개국 이상의 나라들이 러시아의 침략에 막대한 대가를 묻기 위해 단결했고, 이것이 대만 문제에 있어 중국의 셈법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서방 세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고립시키고 있듯 중국도 대만 수복에 나설 경우 같은 처지에 처하게 될 것이란 경고로 풀이된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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