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운임제 때문에 버티고 있다. 12월 종료되면 답이 없다"
화물차 주차장 90% 들어차…"집회 참석 안하는 기사도 파업에는 동참"
8일 오후 2시쯤 부산 남구 감만부두에서 화물연대 부산지부 조합원들이 집회를 하고 있다. 뒷편에 국토부에서 투입한 긴급수송차량이 부두를 빠져나가고 있다. 2022.6.8.© 뉴스1 손연우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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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스1) 손연우 기자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의 안전운임제 보장 요구 총파업 이틀째인 8일 부산지역에서는 신항을 중심으로 신선대부두 감만부두 일대에서 집회가 이어졌다.
이날 오전 조합원 500여명은 강서구 신항삼거리에서 집회를 한 뒤 경남 진해쪽으로 이동해 선전전을 벌였다. 다른 조합원 150여명은 남구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에 모여 집회를 열고 일대를 행진했다.
오후 2시쯤 감만부두에는 인근 교차로를 비롯해 곳곳에 경찰이 배치돼 있었고 물류대란을 대비해 국토부가 투입한 비상수송 차량도 드나들었다. 컨테이너를 실은 차량이 들어오자 조합원들은 확성기를 이용해 항의하기도 했고 일부는 욕설을 하는 모습도 보였지만 충돌은 없었다. 오후 3시쯤 신선대부두도 상황은 같았다.
경찰은 화물차가 부두로 진입할 때마다 혹시나 발생할 사고를 대비하고 있다. 김진호 남부경찰서 형사계 강력3팀장에 따르면 현재 감만부두와 신선대부두에는 경찰 200여명이 투입돼 조합원과 통행 화물차간 충돌 등 돌발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집회 현장에서 만난 조합원들은 모두 기존 요구사항에 대해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엄기현 화물연대 남부지부 소속 조합원은 "집회 첫날인 어제보다 더 많은 조합원이 동참했다. 지금 화물차 주차장에 가면 90% 들어찼다. 현장에 참석하지는 않지만 회사측과 연락을 끊고 파업에 동참하고 있는 비조합원도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1월 지출이 320만원이었는데 5월에는 560만원으로 늘었다. 매월 200만원 이상 손해보고 있는데 어떻게 운행할 수 있겠나"며 "그나마 안전운임제 때문에 가까스로 버티고 있는데 12월 종료되면 답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안전운임제 평가 토론회를 했는데 이 제도 시행 후 운전자들의 과적·과로·과속이 30% 정도 줄었다는 결론이 나왔다. 국토부도 이를 알고 있으면서 국회에 보고하지도 않고 책임을 국회로 떠넘기고 있다"며 "국토부는 우리와 대화의지가 없는 것이다"고 비판했다.
8일 오후 화물연대 부산지부 조합원들이 남구 감만부두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2022.6.8.© 뉴스1 손연우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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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안전운임제가 지속되면 화주들이나 선사가 손해를 보게 된다고 하지만 그동안 운임료를 적정수준보다 턱없이 낮게 책정했었기 때문에 손해라고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조상열 화물연대 남부지부 소속 조합원은 "사측이 정해진 운송료에서 30~50% 낮게 책정해 그동안 노예계약 수준으로 일하다 안전운임제가 시행되면서 최소한으로 버티고 있었다"며 "폐지되면 운임료가 예전수준으로 내려가기 때문에 운전자들은 일을 많이 하기 위해 과속·과로·과적하게 되는 상황에 다시 처해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좋은 제도라고 평가된 것을 왜 없애려고 하는지 이해 못하겠다"며 "정부는 현장상황을 모르고 탁상행정만 하지 말고 안전운임제에 대해 깊이 들여다보고 판단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유가보조금 조금 올려주고 생색내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우리도 국민이다. 우리는 국민이 아니냐. 살수 있게 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두 관계자에 따르면 화물연대 파업 이후 부두 통행 차량이 25%가량 줄었다. 항만당국도 화물연대 파업 첫날 부산항 반출·입 화물은 전날의 75%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날 오전 부산지역에서는 오전 8시37분쯤 부산 강서구 신항 삼거리 집회현장에서 지나가던 트레일러 2대를 막아서며 물병과 계란 등을 투척하는 등 화물차 진입을 방해하다 경찰에 체포됐다.
이와 관련해 조합측은 "당시 현장을 지나던 트레일러가 과적상태였다. 경찰에 신고했는데 단속반이 오기 전 현장에 있던 경찰이 해당 차량을 그냥 보내 조합원이 항의성으로 계란과 빈 패트병을 던진 것"이라며 "투척물이 차에 맞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박성철 화물연대 부산지부 금정지부장은 "차량을 파손한 것도 아니고 생존을 위한 투쟁에 동참하지 않는 노동자에 대한 불만을 표한 것 뿐이었는데 경찰이 현장에서 조합원을 바로 체포했다"며 비판했다. 그러면서 "조합원들은 체포된 지 1~2시간 만에 석방됐다"며 "큰 문제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syw534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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