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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01 (일)

    이슈 세계 속의 북한

    '한·미' 대 '북·중·러' 유엔총회서 북한 미사일 및 대북 제재 두고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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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향신문

    조현 유엔주재 한국 대사가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의 유엔총회 회의장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하고 안보리의 추가 대북 제재를 촉구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유엔본부|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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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미국과 북한, 중국, 러시아가 8일(현지시간) 북한의 잇딴 탄도미사일 발사와 이에 따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를 놓고 유엔총회에서 격돌했다. 한국과 미국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라면서 추가 제재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반면 북·중·러는 북한이 2018년 비핵화 조치를 취했음에도 미국은 상응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서 제재 완화를 주장했다.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는 지난달 26일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에 대한 신규 제재 결의안에 대해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거부권를 행사한 이유를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다. 미국이 제안한 새 결의안은 북한이 추가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면 북한의 원유 수입 허용량을 추가로 감축한다고 명시한 2017년 안보리 대북 결의 2397호의 이른바 ‘트리거’ 조항에 따른 것으로, 안보리 이사국 15개국 가운데 13개국이 찬성했으나 거부권을 가진 중국과 러시아가 반대하면서 부결됐다. 안보리에서 대북 제재 결의안이 부결된 것은 처음이었다. 유엔총회는 지난 4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결의안이 안보리에서 부결되자 상임이사국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10일 이내에 유엔총회에서 거부권 행사 이유를 설명토록 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안보리 상임이사국들의 거부권 행사에 대한 견제 장치인 셈이다.

    발언을 신청한 유엔 회원국 가운데 가장 먼저 연단에 오른 장쥔 유엔주재 중국 대사는 미국 책임론을 제기했다. 장 대사는 “북한이 2018년 비핵화 조치를 취한 이후 미국은 북한의 긍정적 조치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북한의 적법하고 합리적인 우려에 응하지 않았다”면서 “미국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진정성을 보이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장 대사는 “미국은 특정 영역에서 대북 제재 완화와 연합군사훈련 중단과 같은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면서 “미국은 단순히 전제조건 없이 대화할 준비가 됐다고 말만 하지 말고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대사는 미국이 추진한 추가 대북 제재 결의 대신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는 의장성명 등 다른 대안을 제시했으나 미국은 표결 강행을 주장했다면서 “중국은 반대표를 행사하는 것 말고는 다른 대안이 없었다”고 밝혔다.

    두 번째로 발언에 나선 안나 에브스티그니바 유엔 주재 러시아 차석대사는 “북한 문제를 심각하게 고려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북한이 소용돌이 치는 제재의 위협에 의해 무조건적으로 무장을 해제하리라고 기대하는 것은 무리임을 이해해 왔다”고 지적했다. 에브스티그니바 차석대사는 “새 제재 결의안은 북한의 복잡한 인도주의적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지지하지 않은 것”이라면서 러시아는 안보리 의장성명을 원했지만 미국이 이를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경향신문

    김성 유엔주재 북한 대사가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 유엔총회 회의장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지위권 행사를 위한 적법한 권리이며 미국이 추진한 안보리 제재 결의안은 유엔 헌장과 국제법 정신에 위배된다고 비판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유엔본부|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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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 유엔주재 북한 대사는 세번째로 연단에 올랐다. 김 대사는 “미국이 추진한 결의안 채택 시도는 유엔 헌장과 국제법 정신에 위배되는 불법 행위로 단호히 반대하고 배격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위권 행사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주권국가의 적법한 권리”라면서 “특히 우리 무기를 현대화하는 것은 미국의 직접적 위협으로부터 우리나라의 안보와 근본적 이익을 지키기 위한 적법한 자위권”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사는 북한의 무기 시험은 이웃 국가들에게 아무런 피해를 주지 않는 안전한 방식으로 수행됐다면서 안보리가 미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극초음속미사일 등의 시험발사는 왜 문제 삼지 않느냐고 따졌다.

    제프리 디로렌티스 유엔주재 미국 차석대사는 북·중·러의 주장을 비판하며 현행 안보리 대북 제재와 추가 대북 제재 결의안은 전적으로 북한의 불법적 행위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디로렌티스 차석대사는 “각각의 발사는 유엔 안보리가 만장일치로 채택한 다수의 결의 위반”이라면서 “이러한 도발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러시아는 거부권을 행사함으로써 북한에 분명한 승인 신호를 보냈다”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는 북한과 전제조건 없는 대화를 추구한다”면서 “우리는 미국 고위 당국자가 이런 메시지를 북한 고위 당국자에게 직접 전달한 것을 포함해 사적인 채널로도 전달했다”고 강조했다.

    조현 유엔주재 한국대사는 “안보리는 매우 유감스럽게도 2006년 이후 처음으로 북한의 심각한 도발에 대응하는 데 실패했다”면서 중국과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를 비판했다. 조 대사는 중국과 러시아를 제외한 13개 안보리 이사국이 결의안에 찬성한 사실을 지적하면서 “이는 북한의 계속된 안보리 결의 위반에 대한 국제사회의 규탄을 엄숙히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조 대사는 “한국은 북한의 거듭된 탄도미사일 발사를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한다”면서 “우리는 북한에 그런 도발을 멈추고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통한 한반도 평화와 대화 요청에 응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조 대사는 “한국은 북한의 반복적인 도발과 위협에도 불구하고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팬데믹에 대한 무조건적인 원조의 손길을 계속 내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조 대사는 “우리는 북한의 인도주의적 상황을 깊이 우려한다”면서도 “그러나 그들의 인도주의적 고난이 제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자국의 정책에서 기인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워싱턴|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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