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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윤석열 징계 주도’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 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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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일할 수 없는 상황…잠시 물러선다” 페이스북 글

경향신문

한동수 대검찰청 감찰부장(사진)이 10일 “국록을 받는 공직자로서 제대로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을 맞이하면서, 새 술을 새 부대에 담겠다는 강력한 의지에 잠시 뒤로 물러서 볼 뿐”이라고 사의를 밝혔다.

한 부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대검 감찰부장직을 사직하고자 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같이 밝혔다. 그는 “임기제 공직자의 임기가 보장돼야 한다는 생각과 권력기관일수록 감찰의 독립성이 더 보장돼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적었다.

한 부장은 2019년 10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퇴 직후 외부 공모를 통해 임명됐다. 판사 출신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일 때 그에 대한 감찰과 징계를 주도했다. 그는 ‘검·언 유착’ 의혹, ‘판사 사찰’ 문건 의혹, 한명숙 수사팀 모해위증교사 의혹 등의 처리를 두고 윤 대통령과 사사건건 대립했다.

한 부장은 검찰에 대해 “인신 관련 권한과 정보를 다루는 사정기관의 전·현직 고위공무원에 대해서는 공사를 구분하고 권세와 재물을 염두에 두지 않도록 하는 업무 환경을 지속적으로 만들어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그간의 경험에 비춰 결국 검찰 스스로 빛과 생명을 향해 나아갈 것이라는 희망을 갖게 됐다”고 했다.

한 부장은 “저로 인해 혹여라도 어둠에 빠졌던 분들이 있었다면 깊이 사과드린다”면서 “역사는 꾸준히 발전할 것이고 시간이 흐르면 검찰은 모든 국민 앞에 겸손하고 투명하며 정직한 조직이 되리라 믿는다”고 했다.

한 부장의 임기는 박범계 전 장관이 재임하던 지난해 법무부가 연임을 결정해 내년 10월까지였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취임한 이후 입지가 좁아지자 결국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대검은 이원석 검찰총장 직무대리(대검 차장검사)를 비롯해 윤 대통령과 가까운 검사들이 장악했다. 검찰 내부 통신망에서 한 부장을 수차례 공개 비판한 정희도 부장검사는 그의 직속 부하인 감찰1과장에 보임됐다.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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