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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탈리아 마리오 드라기 총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정국 위기를 겪는 유럽 국가가 하나둘씩 늘어나고 있습니다.
지난 2월 24일 이뤄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기점으로 가시화한 에너지 위기와 인플레이션 등 경제 불안이 위기의 빌미가 됐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유로존 3위권 경제국인 이탈리아는 현지시간 어제(21일) 마리오 드라기 총리 내각이 붕괴하며 혼돈의 시기로 접어들었습니다.
드라기 내각의 중심축인 범좌파 오성운동이 지난 14일 민생법안에 대한 표결에 불참하며 정국 위기의 방아쇠를 당긴 지 일주일만입니다.
오성운동은 경제 위기의 직격탄을 받은 민생 지원 범위·수위 등을 놓고 드라기 총리와 갈등을 빚다가 사실상 연정 이탈로 비춰질 수 있는 집단행동을 택했습니다.
최저임금 도입·기본 소득 제공 등 당의 핵심 경제 정책을 수용하지 않은 드라기 총리에 대한 불만이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드라기 내각의 침몰로 정치권은 일제히 조기 총선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습니다.
총선 시점은 9월 말이나 10월 초가 유력하게 거론됩니다.
이탈리아 헌법상 대통령이 의회 해산을 명령한 후 70일 이내에 총선이 실시돼야 합니다.
2018년 총선을 통해 구성된 현 의회 임기는 내년 상반기까지입니다.
전문가들은 드라기 총리가 총선 때까지 임시 관리 내각을 맡아 국정을 잇는다 해도 그 동력이 크게 약화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각종 민생 안정 대책 도입·시행은 물론 내년도 예산안 수립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유로존에서 그리스 다음으로 높은 국가부채율도 잠재적 위기 요소입니다.
공교롭게도 이날 유럽중앙은행, ECB는 11년 만에 기준 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며 양적완화 축소에 나섰습니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 통신은 드라기 내각의 붕괴가 최악의 타이밍에 이뤄졌다고 짚었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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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도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지지 기반인 범여권이 지난달 총선에서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하며 정국에 암운을 드리웠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4월 재선에 성공하며 기세를 올렸으나 총선에서 부진한 성적으로 국정 운영이 순탄치 않을 전망입니다.
마크롱 대통령의 첫 번째 임기와 달리 이번에 여권이 하원을 장악하지 못한 것은 좌파 유권자들의 지지 철회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여파로 에너지·식료품 가격이 치솟는 팍팍해진 살림살이에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좌파 유권자들의 요구와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동유럽 불가리아 역시 유사한 정국 불안을 겪고 있습니다.
불가리아 의회는 지난달 인플레이션 대응 실패 논란 속에 키릴 페트코프 총리 내각에 대한 불신임안을 가결했습니다.
불신임을 주도한 중도우파 성향의 야당인 유럽발전시민당, GERB는 페트코프 내각이 재정 관리 및 경제 정책 실패로 물가 상승을 억제하지 못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내각 불신임 이후 한 달이 지났지만 '대안 내각' 구성이 결실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페트코프 총리가 이끄는 원내 제1당 '우리는 변화를 계속한다'에 이어 제2당 GERB도 내각 구성에 실패했습니다.
지난 18일 조각권을 넘겨받은 원내 제3당 사회주의자당까지 실패하면, 불가리아는 1년여 만에 4번째 조기 총선을 치르게 됩니다.
영국도 보리스 존슨 총리가 사임을 발표한 뒤 차기 총리 선출을 위한 경선이 한창입니다.
총리 교체의 직접적인 원인은 존슨 총리의 '파티게이트'와 부실 인사 문제이지만 존슨 총리 개인이나 정부, 여당의 인기는 이미 내리막길을 걷고 있었습니다.
지난 5월 5일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집권 보수당은 5년 전과 비교해 지방의회 의원과 단체장 당선자가 487명이나 줄어 108 자리를 추가로 얻은 노동당에 대패했으며 향후 총선 전망도 그리 밝지 않습니다.
독일 집권 사회민주당 역시 지난 5월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과 슐레스비히홀슈타인 주의회 선거에서 잇따라 패배해 올라프 숄츠 총리의 재집권 가도에 적신호가 켜졌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안상우 기자(asw@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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