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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흔들리는 수입 곡물 시장

세계 곡물가격 안정됐지만…가뭄·천연가스 값 급등에 ‘불안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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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지난 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 지역에서 밀을 수확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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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폭등했던 세계 곡물 가격이 전쟁 이전 수준으로 돌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시사주간 이코노미스트는 22일(현지시간) 밀과 옥수수 등 주요 곡물 가격이 하락하며 빠르게 안정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지난주 밀 선물 가격은 부셸(27.2㎏) 당 7.7달러로 올해 2월 전쟁 발발 무렵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3개월 전의 12.79달러에 비해 크게 내린 것이다. 옥수수 가격도 전쟁 전 가격으로 하락했고 팜유 가격은 전쟁 전 가격보다 더 떨어졌다.

국제 밀 가격은 주요 곡물 수출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후 급등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지난 1월 t당 284달러였던 밀 가격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인 3월 407달러로 크게 뛰었다. 전쟁이 촉발한 식량 가격 상승으로 대기근이 우려됐지만 곡물 가격이 제자리를 찾으며 최악의 결과는 피했다는 분석이다.

이코노미스트는 러시아의 밀 수출이 확대된 것을 곡물 가격 하락의 주요인으로 꼽았다.미국 농림부에 따르면 2022~2023년 러시아의 밀 수출은 전년보다 200만t 늘어난 3800만t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크라이나에 묶여 있던 곡물이 최근 유엔의 중재로 오데사항을 떠나 수출길에 오른 것도 가격을 끌어내리는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지난달 튀르키예(터키) 수도 이스탄불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의 중재로 전쟁 이후 처음으로 흑해 항구를 통한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재개에 합의했다.

AFP통신은 미 국무부 관계자를 인용해 우크라이나의 이번 달 곡물 수출량이 전쟁 전 수준을 거의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국무부에 따르면 수출 재개 이후 흑해 항구에 쌓여 있던 약 72만t의 곡물이 33척의 배에 실려 해외로 수출됐다. 또 육로를 통해서는 매달 250만t에서 300만t가량의 우크라이나 수출품이 유럽과 세계 시장으로 운송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떨어진 곡물 가격을 소비자들이 곧바로 체감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주요 밀 수입국들의 달러화 대비 통화가치가 크게 떨어지며 수입 비용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세계 3대 밀 수입국 중 두 곳인 터키와 이집트의 달러 대비 통화가치는 올해 각각 26%, 18% 하락했다.

유럽과 미국 등 북반구를 덮친 가뭄과, 비료 성분인 천연가스 가격 급등으로 곡물 가격이 다시 오를 가능성도 있다. 비료의 원료가 되는 요소 가격은 현재 t당 680달러로 4월 중순의 955달러에 비하면 내려왔지만 1년 전의 400달러보다는 높다.

이코노미스트는 “곡물 가격은 전쟁 이전에도 높은 수준이었으며 다시 오르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고 전했다.

노정연 기자 dana_f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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