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4 (일)

이슈 동아시아 영토·영해 분쟁

시진핑·기시다 첫 정상회담…센카쿠·대만 갈등 속 이견 좁힐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경향신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AFP·로이터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17일 첫 정상회담을 갖는다. 3년 만에 이뤄지는 중·일 정상 간 대면 회담이다. 동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대만 문제 등으로 고조된 양국 간 긴장을 완화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시 주석과 기시다 총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가 열리는 태국 방콕에서 이날 오후 6시30분(한국시간 오후 8시30분) 양자 회담을 할 예정이다. 중국 외교부는 전날 회담 소식을 전하며 “양국 정상의 첫 정식 회담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양측은 중·일관계와 공동 관심사인 국제·지역 문제에 관한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이어 “중국과 일본은 가까운 이웃이자 같은 지역의 중요한 국가이고 올해는 중·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이라며 “양측은 평화와 우호를 견지하고 호혜협력을 심화하며 이견을 적절하게 관리·통제해 새로운 시대의 요구에 부합하는 관계 구축에 힘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과 기시다 총리가 대면 만남을 갖는 것은 기시다 총리 취임 이후 처음이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해 10월 취임 이후 시 주석과 한 차례 전화 통화만 했다. 중·일 정상 간 대면 회담이 열리는 것도 약 3년 만이다. 2019년 12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가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 주석과 회담한 것이 마지막이다.

양국 사이에는 동중국해의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을 둘러싼 오랜 분쟁이 자리잡고 있다. 최근에는 대만 문제도 양국 갈등의 한 축으로 부상했다. 북한의 거듭된 미사일 발사로 긴장이 고조된 한반도 상황과 우크라이나 전쟁도 두 정상이 주요하게 다룰 지역·국제 현안이다.

오랜 시간 직접 대화가 단절됐던 양국 정상이 다시 마주 앉는 것 자체만으로 일정 부분 긴장을 완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시다 총리는 전날 시 주석과 관계 안정화를 향한 대화를 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 “책임 있는 행동을 요구하면서 협력할 점은 협력하겠다”며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관계를 구축해 가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요 현안을 두고는 양측의 양보 없는 설전이 예상된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13일 캄보디아에서 열린 제17차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 공개적으로 중국이 동중국해에서 일본의 주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남중국해에서도 (중국의) 군사화와 위압적 활동 등 지역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가 계속되고 있다”며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도 지역 안보에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라고 밝혔다. 일본 언론들은 기시다 총리가 이날 회담에서 시 주석에게 센카쿠 열도와 대만 문제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고 동중국해에서 중국의 가스전 개발, 북한 핵 및 미사일 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눌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중국 관영매체와 전문가들은 이번 회담이 양국 관계에 있어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즈강(笪誌剛) 헤이룽장성 사회과학원 동북아연구소장은 글로벌타임스에 “중·일관계는 증가하는 도전 속에서 중요한 교차점에 서 있지만 공급망 안정과 역내 경제 회복을 위해 협력할 기회도 많다”며 “이견을 적절히 관리할 수 있다면 양국 관계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지 않다면 중·미 간 경쟁의 영향 속에서 양국 간 이견이 통제할 수 없게 커져 파괴력을 갖게 될 수 있다”면서 “양국 간 고위급 소통을 유지하고 이번 첫 대면 회담에서 중국의 핵심 이익에 대한 레드라인을 긋는 것이 양국 관계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 백래시의 소음에서 ‘반 걸음’ 여성들의 이야기 공간
▶ ‘눈에 띄는 경제’와 함께 경제 상식을 레벨 업 해보세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