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신임 원내대표로 선촐된 배진교 의원(오른쪽에서 세번째)이 9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축하 박수를 받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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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신임 원내대표로 배진교 의원이 9일 선출됐다. 배 원내대표는 21대 국회 들어 원내대표직을 세 차례 맡게 됐다. 장혜영·류호정 의원을 제외한 의원단이 당 일각의 신당론보다 내부 혁신을 통한 재창당론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해석된다. 배 원내대표는 선거 과정에서 분출한 노선 갈등을 추스르고 당을 통합해야 할 과제를 안게 됐다.
정의당은 이날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배 원내대표를 추대했다. 결과는 추대였지만 그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당초 정치권에선 다음 원내대표는 장 의원이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의원 수가 6명인 정의당은 통상 의원들이 돌아가며 원내대표를 맡았다. 장 의원과 류 의원이 원내대표를 지낸 적 없고, 류 의원이 장 의원을 원내대표 후보로 지지했다. 그러다 배 의원이 총선 대비를 위해 안정적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출마 의사를 밝히자 2파전 구도가 됐다. 합의 추대가 한 차례 불발되면서 선출 일정도 일주일 미뤄졌다.
당내에선 재창당 노선을 두고 갈등이 분출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장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장혜영 원내대표-류호정 원내수석부대표’ 체제에 대한 당 안팎의 반발을 이기지 못하고 끝내 출마 의사를 접었다. 장 의원과 류 의원은 대표적인 ‘신당론자’이다. 두 사람이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치유니온 ‘세번째 권력’은 정의당의 신뢰 회복을 위해선 당을 해체하고 새로운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민주노총의 이익만을 수호하는 노동 중심 정당을 탈피해야 한다고 본다.
반면 배 원내대표는 정의당 기반은 유지한 채 내부 혁신을 통해 재창당하자고 주장한다. 이른바 ‘자강론’이다. 배 원내대표는 이정미 대표와 함께 당내 최대 정파인 인천연합에 소속돼 있다.
의원단 대다수는 신당 창당을 주장하는 이들이 원내 리더십을 맡는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당 관계자는 “(장 의원이 원내대표가 됐는데) 전국위원회에서 재창당 방향으로 신당 창당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거취가 애매해지는 문제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정의당 의원단이 비겁한 선택을 했다고 생각한다. 원내대표 선출 다섯 번 중 세 번이 오늘과 같았다”며 “당의 변화와 새로운 도전이라는 선택이 두렵고 다른 목소리를 내는 의원이 못 미더워 현실에 안주하는 판단”이라고 공개 비판했다.
정의당은 이달 중 전국위원회를 열고 재창당 노선 토론에 나선다. 인천연합의 자강론, 세번째 권력의 신당론 외에도 다양한 그룹들이 재창당 방향에 대한 의견을 내고 있다. 이동영 전 수석대변인 등은 제3지대 연합정당 창당을, 당내 대표적 좌파 의견그룹 ‘전환’은 진보정치 연합을 주장한다.
배 원내대표는 재창당 노선 투쟁에서 불거질 갈등을 최소화해야 한다. 배 원내대표는 취임사에서 “의원단의 합심을 통해 당과 원내의 단결을 이루고 뜻이 맞는 원내·외의 다양한 정당과 폭넓게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배 원내대표는 “정의당 의정활동의 제1과제는 윤석열 정부의 불의를 바로잡는 것”이라며 “국민의 삶을 지키는 민생 투쟁으로 맞서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취임 후 첫 일정으로 고 양회동 민주노총 건설노조 강원지부 지대장에 대한 경찰 수사에 항의하기 위해 경찰청을 찾았다. 양 지대장은 지난 1일 노조 활동 수사에 항의하며 분신해 숨졌다.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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