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이날 “이 대표가 목감기로 인해 오늘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고 밝혔다. 코로나 소견은 없었으며 하루 정도 휴식을 취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예정됐던 을지로위원회 상생 꽃 달기 행사, 최고위원회의, 건설사업 혁신‧고용구조 개선을 위한 연속토론회 등은 박광온 원내대표 주재로 진행된다.
이 대표가 자신의 건강상 이유로 일정을 전면 취소한 건 드문 일이다. 2019년 3월 경기지사 시절 건강상 이유로 연가를 신청했는데, 당시 자신의 정치적 생명이 걸린 직권남용 혐의 재판이 일주일에 2번씩 열리던 때였다. 재판 외의 시간에 도정을 병행하다 보니 과로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됐었다.
공교롭게도 전날 위례 신도시‧대장동 개발 특혜와 성남FC 불법 후원금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의 첫 재판이 시작됐다. 게다가 이 대표는 최근 1박 2일 일정으로 영남을 찾아 대구에서 국민의힘 소속 홍준표 대구시장을 만나고, 같은 날 경남 양산 평산마을로 이동해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하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었다. 정치권에서는 “마음이 불편한 가운데 무리한 일정을 소화하다 몸에 탈이 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전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회 공판준비기일에서 이 대표 측은 공소사실 전부를 부인했다. 이 대표 역시 “대장동과 관련해 저는 단 한 푼의 이익도, 어떤 혜택도 받은 바 없다”며 “이제 조작과 검찰의 시간은 끝나고 진실과 법원의 시간이 시작됐다”고 했다. 반면 검찰은 재판에서 이 대표가 공범들의 범행을 알고 있었는지, 업무상 배임으로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얼마나 손해를 끼쳤는지 등을 입증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 개인적인 사정 외에도 최측근 김남국 의원의 가상자산 보유 논란으로 당내 분위기도 어수선하다. 민주당은 그간 해당 논란을 두고 ‘법적인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었지만, 김 의원의 해명에도 석연찮은 의혹들이 잇달아 나오자 더는 엄호해줄 수만은 없다는 여론이 높아졌다. 특히 김 의원이 작년 대선을 앞두고 대체불가토큰(NFT) 기술을 활용한 ‘이재명 펀드’를 기획‧출시한 게 자신이 보유했던 ‘위믹스’ 같은 NFT 테마 코인을 띄우기 위해서였다는 주장이 나오며 의혹은 이 대표의 대선 시점까지 번졌다.
여당은 공격 수위를 높였다. 국민의힘 이양수 원내수석부대표는 12일 “지난해 대선 당시 수십억 상당의 코인을 거래하던 김 의원이 민주당 선대위 온라인소통단장을 맡았고, NFT를 활용한 ‘이재명 펀드’를 기획·출시했다”며 “김 의원의 ‘코인게이트’에 대해 민주당의 자체진상조사가 아니라 검찰의 강제수사를 통해 실체적 진실이 명명백백 규명돼야 한다”고 했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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