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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15 (일)

    고향 오가는 길에 ‘막힌다’ 싶으면, 핸들 꺾어 여기 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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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튼, 주말]

    설 연휴에 가볼 만한

    귀성길 근처 ‘로컬100’

    조선일보

    '2026-2027 로컬100'에 선정된 곳 중 하나인 경남 함양 개평한옥마을은 조선시대 성리학의 대가 일두 정여창 가옥인 '일두고택'(오른쪽)과 '솔송주문화관'(왼쪽) 등이 모여 있다. / 김종연 영상미디어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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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설 귀성길엔 고속도로 휴게소 말고 눈여겨볼 만한 곳이 또 있다. ‘로컬100’(지역 문화 매력 100선)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지역문화진흥원이 격년제로 선정해 알리고 있는 로컬100은 지역 문화 기반의 특색 있는 명소·축제·콘텐츠 등 문화 자원 100개를 뜻한다. 국민 온라인 투표와 전문가 심사 등을 거쳐 이달 초에 선정한 ‘2026-2027 로컬100’(이하 로컬100 2기) 중엔 설 연휴에 숨구멍이 되어주기에 충분한 명소들이 포함돼 있다. 그중 계절감과 운영 여부 등을 고려해 귀성길에 틈새 여행을 즐길 만한 로컬100을 소개한다.

    ◇‘로컬100’ 2기에 ‘등판’한 전국 명소들

    로컬100 2기엔 문화 명소 66개, 축제와 지역 명물·공연 등 문화 콘텐츠 34개가 이름을 올렸다. 이 중 1기에 이어 연속 선정된 곳은 23개, 새롭게 선정된 곳은 77개다. 권역별로는 경상권이 34개(경북 13개, 경남 13개, 부산 4개, 대구 3개, 울산 1개)로 최다 선정됐고, 전라권이 20개(전남 12개, 전북 6개, 광주 2개), 수도권이 21개(서울 10개, 경기 10개, 인천 1개), 충청권이 13개(충남 8개, 충북 2개, 대전 3개), 강원권이 8개, 제주권이 4개로 뒤를 이었다. 이번 로컬100 2기 문화 명소 중엔 경남 함양 개평마을·산청 남사예담촌, 경북 고령 개실마을과 성주 한개마을·경주 양동마을, 서울 은평 한옥마을 등 전통을 간직하고 있거나 전통을 테마로 한 마을이 상당수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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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양 개평마을 등 한옥 마을 눈길

    경상권에서 새로 선정된 함양 개평한옥마을(이하 개평마을)은 관광지화된 유명 한옥·전통 마을과 달리 고즈넉한 운치가 남아 있는 곳이다.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현란한 간판도 하나 없다. 통영대전고속도로 지곡IC에서 차로 4.5㎞ 정도 달리면 나오는 개평마을은 조선시대 성리학을 이끈 오현(김굉필·정여창·조광조·이언적·이황) 중 한 사람인 일두 정여창(1450~1504)의 고향이자 하동 정씨와 풍천 노씨, 초계 정씨 가문이 오래도록 뿌리를 내리고 전통을 지키며 살아오고 있다. 500여 년이 훨씬 넘는 유서 깊은 고택 사이에서 무게 중심축처럼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일두고택’은 정여창이 작고한 뒤인 선조(1570년대) 무렵에 지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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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양 개평마을 내 야트막한 언덕으로 난 '일두선택 산책로'에 오르면 소나무 숲 사이로 마을이 내려다보인다. 짧은 산책만으로도 여행하는 기분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풍경이 숨어 있다. / 김종연 영상미디어 객원기자


    솟을대문, 행랑채, 사랑채, 안사랑채, 중문간채, 안채, 사당 등을 두루 갖춰 양반 가문의 면모가 돋보이는 일두고택은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 속 여주인공 ‘고애신’(김태리)의 집으로 등장해 더욱 유명해졌다. 일두고택 맞은편엔 ‘솔송주문화관’이 자리한다. 하동 정씨 가문의 가양주를 모태로 한 솔송주를 시음해보고 체험해볼 수 있는 공간이다. 마을 초입 개평마을 종가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고택향기’에서 비빔밥 한 그릇 뚝딱하고, 전통 찻집 ‘다모’에서 차 한잔한 뒤 ‘일두 선생 산책로’에 오르면 솔숲 사이로 개평마을이 내려다보인다. 고택 사이 돌담길을 거닐다 보면 나무 위로는 까치가 반기고, 마당에서는 개가 컹컹 짓는다. 일두고택은 설 당일에도 개방, 솔송주문화관은 설 당일만 휴무하며 운영 시간 동안 솔송주 시음과 관람은 무료다.

    ◇근대 마을, 하숙 마을에선 추억 여행

    전통 마을 외 울산 고래문화마을·군산 시간여행마을·광주 양림동 역사문화마을처럼 해당 지역의 근현대 역사·문화를 간직한 마을과 함께 지역·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독특한 풍경이 관광 콘텐츠가 된 경남 남해 가천 다랭이마을·거제 대금마을, 경기도 이천도자예술마을도 추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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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 공주의 왕도심(원도심) 하천인 '제민천'도 로컬100 2기에 선정됐다. 천 주변으로는 하숙집이 모여 있어 '공주하숙마을'이라 불리던 동네는 아련한 풍경이 남아 있어 추억 여행지로 인기다. 담벼락의 벽화를 구경하며 걷다보면 '산성시장'과 만난다. 백제 유적인 '공산성'이 골목 너머로 보일 정도로 가깝다. / 김종연 영상미디어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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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날 하숙집 풍경을 간직한 '공주하숙마을' 일대. 젊은 층 사이에선 재미있는 사진을 얻을 수 있는 이색 여행지로 꼽힌다. / 김종연 영상미디어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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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산영덕고속도로 공주IC에선 차로 4㎞ 거리에 있는 충남 공주의 ‘제민천’도 눈에 띈다. 금학동에서 시작돼 금성동을 지나 금강으로 흘러드는 4.21㎞의 왕도심 하천인 제민천은 로컬100 2기에 선정되며 문화 거리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제민천 주변으로는 ‘공주하숙마을’의 흔적이 남아 있어 아련한 향수를 자극한다. 다리에 앉아 낚싯대를 드리운 할아버지 조형물을 중심으로 이제는 복합 문화 공간이자 게스트하우스 이름으로 존재하는 ‘공주하숙마을’ 일대는 1970~1980년대 공주교육대학교와 공주사범대생 등 학생들이 실제로 묵던 하숙집이 밀집돼 있던 동네이기도 했다. 보물을 품은 ‘반죽동 당간지주 공원’에서 시작해 제민천을 곁에 두고 거닐다 보면 포토존이 되어줄 만한 벽화가 드문드문 이어진다. 옛날 교복을 입은 학생들의 그림에선 깔깔거리며 웃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고, 이곳 출신 나태주 시인의 시구를 적어놓은 시화에선 시인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다. 근처에 나태주 시인과 만날 수 있는 ‘나태주풀꽃문학관’도 있으니 쉬엄쉬엄 걸어가 볼 만하다. 제민천 따라 아기자기한 카페, 공방, 산성 시장이 이어져 골목을 탐방하는 재미는 덤이다. 골목 너머 백제 유적인 ‘공산성’도 힐끔힐끔 보이니 안 가볼 수 없겠다.

    ◇서울이 코앞인데…

    연휴마다 서울 진·출입 전 정체 구간으로 악명 높은 경기도 이천쯤이라면 신둔면 ‘이천도자예술마을’로 운전대를 꺾어볼 일이다. 중부고속도로 신둔하이패스IC와 서이천IC에서 1~3㎞ 거리로 가깝다. 전통 도자 문화를 테마로 한 복합 예술 마을로 아이들이 이천 도예 명장 등과 도예 체험(예약 우선)을 하는 동안 어른들은 도자기, 공예품 등을 구경하며 시간을 보내기에 그만이다. 다만, 도예 공방이나 상점마다 연휴 휴무일이 다르다. 명장과 함께 도예 체험을 할 수 있는 ‘남양도예’의 경우 “16~17일에만 휴무할 예정”이라고. 오가는 길에 시래기 요리 맛집, 이천 쌀밥 맛집이 손짓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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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도권 나들이 명소인 경기도 이천 '이천도자예술마을'은 중부고속도로 서이천IC에서 불과 1~2km 거리에 있다. 도자기 체험 공방, 상점들은 설 연휴 개별 운영해 방문 전 문의 필수다. / 김종연 영상미디어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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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이천도자예술마을 내 '남양도예'의 전통 가마. 운이 좋다면 도자기 명장이 직접 도자기를 만드는 것도 '직관'할 수 있다. / 김종연 영상미디어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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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도권제2순환고속도로 서용인IC에서 2㎞ 정도 거리에 있는 경기도 ‘용인어린이상상의숲’은 어린이를 위한 공연·미술·예술 놀이터와 요리·미디어 스튜디오를 갖춘 용인 문화 공간이다. 연간 25만 명이 찾는 지역 ‘핫플’이다. 각 공간에선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콘텐츠와 프로그램을 선보여 어린 자녀를 둔 가족 단위 나들이객에게 인기가 많다. 설 연휴 시작일인 14일에는 설맞이 특별 행사인 ‘설레는 상상, 가득한 복’ 행사가 열린다. 15일에는 정상 운영하고, 16~18일 휴관 예정이며 유료 체험 외 무료 입장.

    ◇숨은 여행지 찾아다니는 재미

    숨은 여행지도 닷새간의 연휴를 핑계 삼아 찾아가볼 만하다. 양주와 포천을 잇는 수도권제2순환고속도로 옥정TG에서 불과 1㎞여 거리에 있는 경기도 양주 ‘회암사지’는 콘텐츠 부문의 ‘양주 별산대놀이’와 함께 로컬100 2기에 선정됐다. 고려 말 조선 초 최대 왕실 사찰 유적인 회암사지는 터만으로도 2025년 유네스코 세계유산 우선 등재 목록에 선정됐고, 매년 열리는 ‘양주 회암사지 왕실 축제’의 중심지다. 발굴 유물과 회암사지에 대한 정보는 ‘양주시립회암사지박물관’(관람료 어른 2000원·청소년 및 군인 1500원·어린이 1000원)에서 만나볼 수 있다. 회암사 미니어처 모형과 태조 이성계의 행차 장면 모형과 함께 출토 유물인 용두, 토수, 석조불상, 백자 등 대가람이었던 회암사의 규모를 가늠해볼 수 있는 전시물이 기다린다. 이번 연휴 기간에는 설 당일만 휴무한다.

    남해고속도로 진례TG에서 차로 3.2㎞ 거리에 있는 경남 김해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은 가야 토기, 분청사기 등 김해의 도자 예술 전통을 이어가는 건축·도자 분야 전문 미술관으로 입소문 났다. 클레이아크는 흙(clay)과 건축(architecture)의 합성어. 미술관에선 도자, 건축, 미디어 작품과 어린이 전시도 만날 수 있다. 전시 관람료는 1000원이며, 타일 액자 만들기 등 세라믹 소품을 체험객이 직접 만들어보는 ‘건축도자 프로그램’은 1만원이다. 연휴 기간, 설 당일에만 휴관한다.

    ◇‘애기봉’ ‘북평 오일장’도 로컬 만나는 지름길

    2회 연속 로컬100에 선정된 강원도 ‘고성 DMZ 평화의길’ 외 경기도 김포 ‘애기봉평화생태공원’(관람료 어른 3000원·청소년 및 군경 2000원·어린이 1000원)도 2기에 올랐다. 수도권제2순환고속도로(인천~김포) 서김포·통진 IC에서 14㎞ 떨어진, 민통선 이북 지역에 위치해 탐방 시 신분증(모바일 신분증 포함) 지참 필수다. 아이들에겐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30분 간격(장비 점검 시간 제외)으로 운영하는 VR 체험관의 ‘개성 열차’(어른 3000원·청소년 및 군인 2000원·어린이 1000원)가 인기다. 14일에 방문하면 2월 한 달간 매주 토요일마다 열리는 재즈 밴드 공연도 볼 수 있다고. 애기봉평화생태공원 홈페이지를 통한 예약자 우선이며, 잔여분에 한해 현장 입장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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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컬100 1, 2기 연속 선정된 '고성DMZ평화의길'과 함께 2기에 새롭게 선정된 '김포애기봉평화생태공원'. 설에도 고향에 갈 수 없는 실향민들뿐 아니라 국민들이 분단국가의 특수성을 체험할 수 있는 지역 문화 자산이다. / 양수열 영상미디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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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도 동해 최대 전통 오일장인 ‘북평 오일장’(북평민속5일장, 북평민속시장) 장날은 3·8일. 연휴 마지막 날이자 장날인 18일에 동해고속도로(삼척~속초)를 지나고 있다면 잠시 빠져봐도 좋을 일이다. 시끌벅적 시장 구경하고 문화광장 옆 국밥 노포에서 뜨끈한 소머리국밥 한 그릇 하고 가면 상경길도 여행처럼 느껴질 테니.

    [ “며늘아, 여긴 관절 걱정은 없겠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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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파주 '마장호수'는 노약자도 부담 없이 찾아가볼 수 있는 '열린 관광지' 중 하나다. 출렁다리와 호수 순환 둘레길 산책로가 있어 온 가족이 함께 걷기 좋다. / 파주도시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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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에도 3代가 즐거운 ‘열린 관광지’

    온 가족이 함께 가볼 곳을 찾는다면 설에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하는 ‘열린 관광지’가 힌트다. 열린 관광지는 장애인, 고령자, 영유아 동반 가족 등 누구나 편하게 여행할 수 있는 곳들이어서 아들·손주·며느리까지 3대(代)가 함께하기에 부담 없다.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에 있는 ‘마장호수’는 호수 순환 둘레길(전체 4.5㎞)이 잘 정비돼 있다. 둘레길만 놓고 보자면 산책로 진·출입 시 거쳐야 하는 계단 구간을 제외하고 경사가 거의 없는 데다 호수를 곁에 두고 걸을 수 있다. 가족 단위, 연인은 물론이고 60~80대 노인들도 수월하게 산책하는 곳이다. 길이 220m, 폭 1.5m의 출렁다리 건너편에 있는 둘레길 구간이 호젓하고 운치 있다. 서울 근교 나들이 명소여서 주말이나 연휴엔 주차난이 아쉽지만, 출렁다리를 중심으로 반 바퀴만 둘러봐도 충분히 힐링된다. 강원권의 ‘허난설헌기념공원’이나 충청권의 ‘당진솔뫼성지’는 겨울에도 소나무 숲이 좋다. 두 곳 모두 입구와 주차장 간의 거리가 짧아 둘러보기 편하다. 당진솔뫼성지는 소나무가 많은 산[솔뫼]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 우리나라 최초의 천주교 사제인 김대건 신부가 탄생한 성지다. 소나무 숲 아래 좁다랗게 이어진 오솔길과 ‘십자가의 길’을 거닐다 보면 마음이 차분해진다.

    전라권에선 ‘전주 덕진공원’이 기다린다. 연못인 덕진호를 가운데 두고 호수 한 바퀴를 돌아볼 수 있는 시민 공원이다. 전주8경 중 하나로, 호수 중심에 있는 한옥 구조의 ‘연화정도서관’이 유명하다. 한쪽은 1800여 권의 책이 가득한 도서관, 다른 한쪽은 대청마루처럼 좌식 공간으로 꾸며 누구나 편히 쉬어갈 수 있다. 연화정 도서관은 16~18일 휴무. 공원 산책 후 전북대학교 박물관이나 전북대 부근에 골목에 속속 자리한 ‘북대(전북대) 맛집’ 탐방 코스로 이어가기 좋다.

    경상권에선 경주 ‘보문단지’나 영주 ‘소수서원’이 일찌감치 열린 관광지로 선정됐다. 소나무 숲 ‘학자림’이 울창한 소수서원 역시 주차장에서 내려 몇 걸음만 걸으면 돼 짧고 굵게 힐링할 수 있다. 다만, 동장군이 기승을 부릴 땐 열린 관광지라 하더라도 고행길이 될 수 있다.

    [이천·공주·함양=박근희 여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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