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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15 (일)

    마음의 끈을 묶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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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튼, 주말]

    [아무튼 레터]

    조선일보

    12일 광주 서구 양동시장에 굴비가 걸려있는 가운데 장을 보려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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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 연휴가 시작됐습니다. 지난 1월3일 자 ‘아무튼 레터’에서 신년 인사를 드렸습니다만, 다시 한번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는 인사를 드립니다. 새해 인사가 한 번에 끝나지 않는 건 올해만의 일은 아니죠. ‘설을 두 번 쇤다’는 뜻의 ‘이중과세(二重過歲)’라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설’의 어원에는 여러 가지 설(說)이 있습니다. 제대로 익지 않았거나 낯설다는 의미의 ‘설다’에서 유래했다는 설명이 있는가 하면, 설을 쇠면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는 점에서 ‘살’과 연결 짓는 견해도 있습니다. ‘조심하다, 삼가다’라는 뜻의 ‘사리다’에서 비롯됐다는 해석, ‘선날’(새로 시작되는 날)이 ‘설날’로 변했다는 주장도 존재합니다. 삼국사기에 우리가 설을 지냈다는 기록이 나온 걸 보면 설은 우리 민족의 유구한 역사와 함께해온 명절입니다.

    설 준비로 들썩이던 모습, 세뱃돈과 설빔에 설레던 마음, 덕담과 음식을 나누면서 끊이지 않는 웃음소리…. 그런 설날 풍경이 옛말이 됐다며 아쉬워하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올해 설은 더더욱 명절다운 기분이 나지 않는다는 소리가 곳곳에서 들려옵니다. 우리 경제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얼어붙은 내수 경기는 풀리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전국 5인 이상 447개 기업을 대상으로 올해 설 경기 상황을 물어봤더니 ‘작년과 비슷한 수준’(55.6%)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대표 시장이라고 할 수 있는 남대문시장의 평균 공실률이 20%에 육박한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사회 곳곳의 갈등은 사람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습니다. 정치권은 연일 정쟁에 몰두하느라 국민의 삶은 뒷전입니다. 여기에 국제 정세까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 정도로 어수선합니다.

    이렇듯 명절의 들뜬 분위기를 느끼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아무튼, 설날입니다. 설은 본래 한 해의 시작을 알리며 지난 시간을 정리하고 새로운 마음으로 출발하자는 뜻을 담은 날입니다. 새해의 안녕을 빌고 복을 기원하며 가족과 이웃의 안부를 묻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빠듯한 현실 속에서도 이번 설은 잠시 숨을 고르고, 올 한 해를 지탱할 마음의 끈을 단단히 묶는 시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설 연휴로 ‘아무튼, 주말’ 2월21일 자는 쉽니다. 평안하고 넉넉한 설 명절 보내시기를 빕니다.

    [김승범 주말뉴스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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