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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7 (금)

이슈 공식 출범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공수처 떠나는 ‘검찰 출신 부장검사’가 ‘판사 출신 지휘부’에 남긴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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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부 겨냥 비판글 공개 이메일 보내

내부선 “공감” “관점 차이” 엇갈린 시선


한겨레

김성문 공수처 수사2부장이 2021년 9월3일 오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해직교사 특별채용 의혹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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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원년멤버’ 김성문 전 부장검사가 공수처를 떠나며 수뇌부를 겨냥한 ‘작심 비판’ 글을 남겼다. 남은 구성원들 사이에서는 일부 공감된다는 의견과 함께 ‘관점의 차이’라는 분위기가 읽힌다. 공수처는 공식적인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

공수처 인권수사정책관으로 있던 김성문 전 부장검사는 지난 19일 직원들에게 ‘공수처를 떠나며’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보냈다. 글을 통해 김 전 부장은 “공수처 근무기간은 공직생활 중 몸은 가장 편했던 반면 마음은 가장 불편한 시기였다”며 “많은 현안에 대해 법원 출신 간부들과 다른 의견을 개진해왔다”고 밝혔다. 공수처 수뇌부인 김진욱 처장과 여운국 차장 모두 판사 출신이다. 김 전 부장은 검사 출신이다.

김 전 부장은 수뇌부 태도를 간접 비판하기도 했다. “‘공수처는 수사기관의 컨트롤타워로 설계됐다’, ‘검찰이 일부 언론과 짜고 공수처를 죽이려 한다’는 말들을 수뇌부를 비롯한 간부들이 수시로 했다”며 “기존 형사사법체계 틀을 존중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나 다른 기관을 무시 또는 적대시하는 듯한 태도는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조급하게 수사 성과만을 강조하면 오히려 많은 다른 문제점을 초래할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공수처 내부 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었다. 김 전 부장은 “검사들이 잇달아 사직의사를 밝히던 2022년 여름 ‘진솔한 토론이 필요하다’고 제안했지만 이뤄지지 않았고 ‘임기를 마치지 않고 사직하는 사람들이 무책임하다’는 취지로 비난하는 말이 들려왔다”며 “얼마 뒤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던 간부들의 목요 티타임도 없어졌다”고 말했다.

공수처 내부에서는 김 전 검사 글을 두고 의견이 갈리는 분위기다. 공수처의 문제점과 한계가 존재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가 있지 않겠냐는 취지다. 공수처 수뇌부 쪽에서는 신생 수사기관으로서 자리를 잡기 위해 ’수사 결과라는 성과’를 우선시했지만, 김 전 부장은 불완전한 조직의 ‘완비’가 우선 과제라는 입장이었다는 것이다. 검사와 변호사, 판사 등 공수처 구성원 출신이 다양해 관점의 차이가 더욱 두드러진다는 설명도 있었다. 공수처 쪽은 김 전 부장 글에 “공식적인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

김 전 부장은 2021년 4월 공수처 부장검사로 임용된 ‘원년멤버’다. 공수처 ‘1호 사건’인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해직교사 특별채용 의혹 사건을 맡아 2021년 9월 조 교육감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기기도 했다. (검사·판사·경무관 이상 경찰만 공수처가 직접 기소할 수 있다.) 2022년 10월 공수처 인권수사정책관이 된 김 전 부장은 지난달 사의를 밝혔다.

전광준 기자 ligh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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