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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정치계 막말과 단식

‘오염수 방류 무기한 단식’ 이정미 “정부, 일본 대변 넘어 옹호···여야, 보수진보 문제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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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후쿠시마 핵 오염수 투기 저지 단식 농성 중인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27일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마친 후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조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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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27일 “단식 농성으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국민의 뜻을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국민의 생존권과 생명, 안전은 어떤 가치와도 바꿀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전날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투기 저지를 위한 무기한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서울 낮 최고기온이 28도를 기록한 이 날, 이 대표는 햇빛 가림막이나 테이블 하나 없이 의자에 덩그러니 앉아있었다. 의자 손잡이에 달린 주머니에는 생수 두 병과 휴대용 선풍기, 기자회견문과 손수건이 꽂혀 있었다. 지나가던 시민은 손뼉을 치며 “고생하세요” 외쳤다. 다음은 일문일답.

- 왜 단식인가.

“일본에 한국 여론을 정확하게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한국이 오염수 방류에 동조한다고 착각하지 않도록. 한국의 시민사회나 야당에서 반대하고, 국민의 84%가 반대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 일본 정부가 여론의 압박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일본 정부는) 오히려 그런 압박을 덜어내는 중요한 지렛대로 한국 정부로 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웬만큼 앉아서는 안 될 것 같았다. 단식 농성으로 일본대사관 앞에서 정확하게 국민의 뜻을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다.”

- 단식 장소가 주한 일본대사관 앞이다.

“일본에 한국민의 목소리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장소가 여기라고 생각했다. 다른 장소는 고려하지 않았다. 바로 여기로 오자고 처음부터 내가 결정했다. 이 자리를 벗어날 생각은 없다. 끝까지 여기에서 싸울 것이다.”

- 어제 비가 왔다.

“아침부터 비가 엄청나게 왔다. 우산 쓰고 우비 입는 게 전부였다. 경찰 측에서 텐트를 치거나 다른 농성 물품을 가져오면 안 된다고 했다. 단식을 하루 이틀 하다 말 것도 아니고, 경찰과 협의를 해서 장소를 확보하려고 한다.”

- 이틀째다.

“지금 이렇게 싸우지 않으면 나중에 정치권이 다 후회하지 않을까, 정의당이 선두에서 한번 각오를 하고 싸워야 하겠다 생각했다. 국민은 지금 얼마나 불안하겠나.”

-시민들 반응은 어떤가.

“응원을 많이 받았다. 국민이 그동안 정의당에 ‘잘해라’ 한 것은 없던 거 가져오라는 얘기가 아니다. 진짜 국민이 절실하게 원하는 것을 위해 최선두에서 싸우라는 요구라고 생각한다. 국민이 원하던 방향으로 우리가 잘 싸우고 있나, 더 잘해야지 싶었다. 지난주 초에 단식을 시작하려다가 일정을 좀 늦췄다. 단식만으로는 국민이 ‘그럼 어떻게 해결할 건데’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거 같았다. 그래서 일본 원정단이 돌아온 뒤 우리가 앞으로 문제를 풀어갈 수 있는 해법을 만들어 놓고 단식을 하기로 한 것이다.”

-일본 원정단 성과가 있었나.

“일본 내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의원들이나 시민사회 인사들을 국내에 초청해 항의 시위를 같이하는 등 일본인의 목소리를 들려줄 수 있는 행사를 기획하려고 한다. 오염수 문제가 처리될 때까지 한·일 의원들 간 공동 네트워크를 상시화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민주당 우원식, 윤재갑 의원도 단식 중이다.

“국회 차원에서는 협력할 수 있는 기구가 만들어졌다. 후쿠시마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고, 청문회를 하기로 돼 있었다. 더이상 미루지 말고 다음 본회의에서 특위 구성을 빨리 가결하고 청문회가 바로 진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런 점에선 민주당과 충분히 공조해나가야 된다고 본다.”

- 당내 릴레이 단식 계획도 있나.

“단식 농성장을 지키는 건 제 일이다. 다른 의원들에게 단식하지 말라고 했다. 국회의원들은 국회에서 싸우고 지역 당원들은 지역에서 시민들하고 열심히 싸우면 된다.”

- 언제 중단하나.

“오염수 방류를 일단 연기시켜놓고 검증 방식 등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답이 나오면 중단하겠다.”

경향신문

후쿠시마 핵 오염수 투기 저지 단식 농성 중인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27일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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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은 수산물 소비 진작을 위한 ‘릴레이 식사’를 진행 중이다.

“후쿠시마 핵 오염수 관련 중대한 상황을 희화화시키는 행위다. 양곡관리법 정국 당시 ‘밥 한 공기 먹기 운동’ 이야기한 것과 뭐가 다른가. 책임 있는 집권여당이라면 국민에게 ‘아직 우리 바다는 깨끗하다. 핵 오염수가 방출 안 됐기 때문에 깨끗하다. 회를 마음껏 드십시오. 우리가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방출을 반드시 막겠다’ 이렇게 얘기해야 한다. 이게 선후가 맞는 말이고 책임있는 정치인의 자세다.”

- 정부 대응은 어떻게 보나.

“국민의 생존권과 생명, 안전은 어떤 가치와도 바꿀 수 없다. 이건 여야, 진보·보수와 상관없이 정치인이 지켜야 할 첫 번째 사명이다. 왜 우리 국민을 대변하지 못하고 일본 눈치를 계속 봐야 하는지 모르겠다. 일본을 대변하는 모습도 아니고 한 발 더 나가서 옹호하는 모습이다. 국민으로서의 자부심에 손상 가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외교정책에 대해서 진지하게 전면 재검토해야 하는 것 아닌가. 윤석열 정부가 이 문제를 잘못 풀었다가는 권력을 온전히 유지하기가 쉽지 않을 거라고 경고한다.”

- 실제 방류가 시작되면 어떻게 계획인가.

“국제해양법재판소에 제소하고 방류를 어떻게 해서든지 일시 중지시킨 뒤 다시 논의를 해야 하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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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핵 오염수 투기 저지 단식 농성 중인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27일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조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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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이 어렵다. 존재 이유는 무엇인가.

“당은 각 당의 존재 이유가 있다. 정의당의 존재 이유는 압축적인 성장 과정 속에서 늘 내쳐졌던 사회적 약자들을 보살핀다는 사명이다.”

-재창당 작업을 진행 중이다. 류호정, 장혜영 의원은 ‘탈이념 제3지대’를 말한다.

“재창당 논의 과정에서 여러 의견을 제출할 수는 있다. 하지만 두 의원은 당원들에 의해 국회의원이 된 분들이고, (재창당을 위한) 전국위 결정에도 함께했다.”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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