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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삼성전자 美서 ‘갤럭시S24’ 공개하자… 애플, 韓 젊음의 거리 ‘홍대’에 매장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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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애플은 18일 '애플 홍대' 공식 개점을 앞두고 미디어 행사를 열었다./안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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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만 5개째 쓰고 있는 애플 충성고객입니다. 물건도 처음 개봉할 때의 짜릿함이 있잖아요. 애플 홍대도 개점하자마자 오픈런(문 열자마자 달려가는)할 계획입니다.”

18일 오전 9시 서울 마포구 서울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 9번 출구 인근. 애플 고유의 사과 로고 모양을 했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홍대’라는 글자가 생동감 넘치는 색으로 표현된 전광판이 눈에 띄었다. 이 곳은 애플코리아가 한국의 대표적인 MZ 상권인 서울 마포구 홍대에 문을 연 국내 7번째이자, 아시아·태평양 지역 100번째 매장 ‘애플 홍대’다. 로고는 애플이 매장 개점을 앞두고 홍대 지역 아티스트와 협업해 만들었다.

이날 인근 한 화장품 매장에서 근무하는 김모(31)씨는 “개점이 이틀 남았는데, 매장 안에 사람들이 있길래 혹시나 입장이 가능할까 와봤다”라고 했다. 그는 “애플 제품을 쓰는 것 자체가 느낌이 좋다”며 “개점 기념품도 받고 싶지만, 매장에 처음 들어섰을 때 다른 고객이 만져보지 않은 제품을 가장 먼저 접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매장 앞에서 열심히 사진을 찍었다.

애플은 이날 오는 20일 오전 10시 ‘애플 홍대’ 공식 개점을 앞두고 매장을 취재진에 공개하는 행사를 열었다. 불과 7시간 전 삼성전자는 경쟁사인 애플 본사가 위치한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 파크와 10㎞ 떨어진 새너제이에서 자사의 첫 인공지능(AI) 스마트폰 ‘갤럭시S24′ 시리즈를 공개했다. 애플도 같은 날 삼성의 텃밭인 서울에서 ‘애플 홍대’를 공개하며 반격에 나선 셈이다.

애플 홍대는 삼성스토어 홍대점과 불과 약 300m 떨어진 곳에 위치했다. 지난해 개점한 ‘애플 강남’과 삼성의 플래그십 매장 ‘삼성 강남’의 거리가 약 500m인 것보다 더 가까운 거리서 애플과 삼성이 경쟁하게 됐다. 세계 스마트폰 1, 2위 업체가 서로의 안방에서 치열한 승부를 펼치는 모습이 스마트폰 업계의 경쟁을 대변해 주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최근 애플이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삼성전자를 제치고 스마트폰 출하량 1위를 기록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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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손민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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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Z 대학생 공략… 개점 기념품은 ‘토트백’

애플이 ‘애플 홍대’를 개점하는 것은 첫 한국 수도권 매장인 ‘애플 하남’을 연 지 한 달 만이다. 애플은 국내 매장 늘리기에 속도를 내며 삼성을 견제하고 있다. 애플은 지난 2018년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에 첫 매장을 낸 후 3년여 지난 2021년 2월 여의도 IFC몰에 2호점을 개점했다. 3호점은 그로부터 1년여 후인 2022년 4월 열었다. 4호점부터는 개점 속도가 빨라졌다. 2022년 9월 애플 잠실(4호점)은 3호점 이후 5개월 만에, 지난해 3월 선보인 애플 강남(5호점)은 6개월 만에 완성됐다. 애플 홍대점 개점으로 서울은 일본 도쿄보다 애플 매장이 많아졌다.

홍대는 버스킹, 힙합, 스트리트 패션 등 거리문화의 성지이자 대한민국 청년 문화의 중심지다. 애플 홍대는 국내 시장에서 특히 MZ 세대를 공략하기 위한 것이다. 한국갤럽이 지난해 7월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18~29세 응답자 중 아이폰 사용 비율은 65%로, 2022년 대비 13%포인트(P) 올랐다. 같은 기간 갤럭시 사용 비율은 12%포인트(P) 급감한 32%로 나타났다.

패트릭 슈루프 애플 리테일 북아시아 및 동아시아 지역 총괄은 “애플은 애플 홍대 개점에 맞춰 지역의 창의성과 지역에 헌신하겠다는 의미로 새로운 로고를 선보였다”고 말했다.



◇ 갤럭시S24 시리즈 보러 삼성스토어에도 고객 이어져

이날 삼성스토어 홍대점 앞에는 개점 20분 전부터 50여명의 인파가 몰렸다. 사람들은 대부분 신제품 행사 때문에 대기하고 있었다. 대학생 이모씨는 “오늘 오후 1시에 신제품 출시를 기념해 마련된 스트릿우먼파이터2 울플러 쇼케이스를 보러왔다”고 말했다.

개점 후에는 갤럭시S24 시리즈를 보기 위한 소비자들이 몰려왔다. 대학생 장모(24)씨는 “인공지능(AI) 기능 중에서 야간에 촬영한 사진을 보정해주는 기능이나 녹음한 음성을 문서로 요약해주는 게 대학생들에게 유용할 것 같다”면서 “다만, 갤럭시S23 시리즈의 크림색이 이번 시리즈에 빠진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갤럭시S24 울트라는 티타늄 블랙, 티타늄 그레이, 티타늄 바이올렛, 티타늄 옐로우 등 4가지 색상으로 출시됐다. 갤럭시S24+와 갤럭시S24는 각각 오닉스 블랙, 마블 그레이, 코발트 바이올렛, 앰버 옐로우 등 4가지 색으로 출시됐다.

갤럭시S23 시리즈와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대학생 김모(23)씨는 “갤럭시S24 울트라 카메라는 지금까지 나온 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마음에 든다”며 “다만, 갤럭시S24 시리즈가 선보인 AI 기능이 셀링포인트(고객이 상품을 사게 하는 특징)가 될 정도로 놀랍거나 편리하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홍인기 경희대 전자공학과 교수는 “삼성전자가 갤럭시S24를 통해 AI를 스마트폰 기기 자체에 내장한 것은 의미가 있다. 향후 스마트폰과 개인비서 역할을 하는 AI 활용의 확장성을 열어줬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삼성이나 애플에서 지난 2007년 아이폰이 처음 등장했을 때 정도의 혁명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며 “사람 중심의 의사소통을 넘어 기술을 어떻게 확장하느냐가 두 회사의 승부를 가를 것”이라 말했다.

안상희 기자(hu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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